은행연합회 - 고령의 관출신 후보 부상

우리·농협銀 - 내부출신 후보군 하마평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연말 은행권이 최고경영자(CEO) 교체 리스크로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농협은행, 우리은행은 수장 교체 절차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잇단 하마평으로 소란스러운 상황이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고령의 인사 급부상’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영구 회장의 후임자 선임에 본격 착수했다. 

15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는 하영구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8명이 참석해 각각 후보자를 추천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민간 출신과 관료 출신이 경쟁하는 구도로 예측된다.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홍재형 전 부총리,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이장호 전 BS금융지주회장 등이 각 은행장의 추천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정기이사회에서 후보자를 압축하고 향후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일각에서는 거론되는 은행연합회장 후보자들이 지닌 고령의 나이가 혁신과 디지털을 지향하는 은행권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유력후보로 꼽히는 홍재형 전 부총리는 79세, 신상훈 전 사장은 69세이며,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도 62세로 나이가 많다. 

이러한 연령대는 국내 주요 그룹의 CEO와는 상반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60세를 넘은 CEO를 모두 퇴진시켰고, 현대차그룹은 평균 CEO 나이가 61세로 5대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디지털과 혁신을 미래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은행권의 대표격인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이 고령인 점은 아쉽다”며 “기존 인사의 자리돌려막기가 아닌 세대교체와 혁신을 상징하는 인사가 이뤄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농협銀 ‘사정 다르지만…교체 돌입’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차기 CEO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갑작스런 차기 은행장 선임에 착수했다. 채용비리에 책임을 지고 이광구 은행장이 사임을 선택하면서 CEO교체가 불가피해져서다. 

우리은행은 오는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 선임절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8일 후보를 최종결정하고 29일 주총에서 최종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 현재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그룹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등 내부출신이 거론돼 있다. 

다만 외부출신 인사의 후보추천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진통이 예상되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오는 12월 31일 임기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후임자 선임에 나선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1일까지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군 선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유력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박규회 농협은행 부행장 등이 꼽히고 있다. 

오병관 부사장은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과 이경섭 은행장이 모두 농협금융 부사장직을 지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유력한 차기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다른 은행들과 달리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에 큰 진통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장 선임은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이뤄진 전례가 있다”며 “기존 농협은행장들은 전략이 명확하지 않고 영업확대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평이 있기 때문에 차기 농협은행장은 본인의 색을 강하게 드러내고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