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된다면 국내은행 경쟁력 의심해야
금투협회장 연임 의사 “내달 중 발표”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초대형 IB(투자은행)의 기업신용은 은행의 업무를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를 메꾸는 것이다. 은행과 경쟁이 일어나는 시장이 아닌데도 위협이 된다고 하는 것은 국내은행의 경쟁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1일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열린 ‘사람의 김치페어’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대형 IB에 대한 은행권의 견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황 회장은 “현재 대형증권사들의 기업신용 규모가 5조5000억원 정도로 이 중 90%가 중견·중소기업으로 은행권의 고객인 대기업은 지극히 적다”며 “그마저도 대기업은 구조조정 대상이나, M&A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곳들에게 하는 것으로 은행과 경쟁시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사의 기업대출 시장은 은행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없다. 증권사의 기업신용은 은행이 하지 못하는 틈새를 메우려는 것”이라며 “은행의 기업신용 규모가 600조원인데 반해 증권사는 자기자본 100%를 다 채워도 25조원 규모로 10분의 1도 되지 않는데, 이를 위협된다고 하면 우리나라 은행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의심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내 여타 초대형 IB들의 단기금융업무 승인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황 회장은 “제재심에서 판단하겠지만 제재 사안이 회사의 기본 건전성이나 단기금융업무 취급 역량에 문제가 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초대형 IB가) 정부가 원하는 생산적 금융, 모험자본, 창업, 혁신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순기능이 있고 당국에서도 초대형 IB제도가 빨리 정착되길 바랄 것이기 때문에 연내 이뤄질 것이라는 강렬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황 회장은 금투협회장 연임과 관련해 다음 달인 12월 중으로 연임여부 의사를 밝힐 방침이다.

황 회장은 “선거가 내년 1월인 만큼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았다”며 “다른 (유관기관 협회장) 인선 등이 다 마무리되면 연임 여부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되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하마평에 거론되는 인물은 없는 상태다.

금투협회장 인선은 회원사(증권사, 자산운용사 등)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 유관기관들에 비해 정부 입김이 미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전 정부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는데다, 대체할만한 인물도 딱히 거론되고 있지 않아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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