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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보단 비용효율화로 디지털혁명 추진허인 KB국민은행장 취임 일성 “디지털 충격 완화 효율적 대응”
김승호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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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6  16: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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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오기의 ‘부자지병’ 정책처럼 조직 아우르기부터 시작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미국의 역사학자 폴 존슨은 <모던타임스>에서 근대의 출발이 1919년 5월 29일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1905년 스물다섯의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상대성이론이 일식 촬영사진을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존슨은 20세기를 19세기까지의 절대주의에서 벗어나 상대주의적 세계관으로 운영됐다고 말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충격적 결과와 함께 절대이성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도덕적 무정부주의에 빠진 유럽을 상대주의 세계관이 장악했다고 풀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공유경제가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혁명의 시대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영국의 앨런 튜링은 독일군 암호체계를 해독하기 위해 ‘애니그마’라는 이름의 해독기를 개발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인간의 뇌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기계의 가능성에 천착했으며, 1950년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체계인 ‘튜링테스트’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이로부터 67년이 흐른 지금,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오고 있다. 연전에 경험한 구글 딥 마인드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일본 은행들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텔레마케팅 업무는 당연한 수순 정도로 이해하게 됐다. 

이젠 구글의 또 다른 인공지능 ‘딥 드림(Deep Dream)이 샌프란시스코의 한 경매에서 29점의 그림을 1억1600만원에 팔아치우는가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은 얼굴인식 기술과 결합해 렘브란트와 똑같은 기법으로 어느 남자의 초상화를 그려냈고, 아이비엠은 예술가들과 자사의 인공지능 ‘왓슨’을 협업시키는 ‘아트 위드 왓슨’을 통해 마리 퀴리, 찰스 다윈 등 7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들의 숨겨진 위대함의 핵심을 초상화로 표현하는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창조의 영역도 성큼 다가와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독일의 인키트 출판사는 인공지능 편집자들 통해 4만명의 작가가 올린 글 15만개 중에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글을 선별해 지금까지 24종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으며, 우리나라에선 인공지능 작사가가 만든 노랫말에 곡이 만들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중국에선 의대생도 떨어지는 의사고시에 인공지능이 합격하는 일까지 발생한데다, 일본의 기린맥주는 인공지능으로 맥주의 맛과 향, 색깔을 조정하겠다고 나섰다. 이젠 AI요리사가 만든 안주와 술이 새로운 ‘마리아주’를 만들어내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싶다.

지난주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말처럼 우리는 매일같이 ‘디지털 충격’의 세상을 살고 있다. 그 충격의 본질은 디지털혁명이 가져올 편의성 보다 디지털 변혁을 거치면서 없어질지도 모를 자신의 일자리에 자연스레 모아진다. 특히 은행 등 금융권의 급속한 디지털혁명은 청년들의 새로운 일자리는 물론 현재의 일자리까지 불안해야 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런 불안감의 반영일 것이다. 허 행장은 “인력감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디지털 은행을 통해 수익을 창출시켜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즉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비용 효율화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이다.

방법은 현재 은행이 도입하고 있는 파트너십그룹을 강화해 기업금융과 외환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은행 업무가 빠르게 디지털과 모바일로 전환될수록 임직원의 불안감을 증폭된다는 점에서, 은행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 가치로 인해 손상될 수 있는 부분까지 같이 보듬어 인화를 설명하는 것이 마치 전국시대, 전승의 신화를 일궈낸 오기의 리더십을 닮은 듯하다. 부자지병(父子之兵). 장관과 병사의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여야 하되, 군림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보살피고 가르치는 아버지여야 한다는 <오자병법>의 핵심개념이다. 그래서 취임 일성으로 고룬 ‘디지털 충격’을 완화하려는 허 행장의 워딩은 앞으로 금융권에서 자주 듣게 될 단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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