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4141억원 모집…연내 목표액 1조원 조기 달성 기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판매 하루 만에 연내 조달 목표였던 1조원의 40% 이상을 모집했다. 높은 자기자본과 신용도를 기반으로 안정성을 갖춘 데다 은행 대비 높은 이율로 초기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7일 한국투자증권은 5시 현재 발행어음 판매 금액이 총 41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함께 업계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27일부터 전국 지점에서 발행어음 상품 판매에 나섰다. 판매 하루 만에 올해 발행어음을 통한 조달 목표였던 1조원의 절반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조기 달성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획득해 함께 초대형 IB 지정을 받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은 아직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여서 당분간 한국투자증권의 시장 독주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는 발행어음 상품은 ‘퍼스트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두 가지로, 유상호 사장은 이날 성공적 출시를 기원하며 퍼스트 발행어음 1호 고객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퍼스트 발행어음은 수시형·약정형으로 구분되며 수시형 수익률은 연 1.20%다. 약정형의 경우 1년 만기 연 2.30%, 9개월 이상 1년 미만 2.10%,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 2.0%, 7일이상 6개월 미만은 1.20~1.60%를 제공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CMA의 수익률은 연 1.2%로 책정됐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 중·후반대이고 인터넷 은행이 2.0~2.1% 수준, 저축은행이 연 2.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금리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 일각에서 손실 위험도 제기됐지만 유 사장은 투자운용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발행어음 판매 상황과 시장상황을 고려해 판매 규모와 수익률을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은 이날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기업금융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은행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모험자금을 공급해 모험자본의 틈새를 메우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한편, 기업 성장을 유도하는 혁신기업의 마중물 역할을 통해 초대형 IB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현재의 법체계 내에서는 증권사의 기업 신용공여 대출 확대가 어려운 만큼, 국회 계류 중인 신용공여 한도 확대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야 ‘반쪽짜리’ 기업금융 추진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발행어음은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는 약정수익률 상품이다. 정부의 ‘초대형IB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획득한 초대형 IB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에 한해 발행이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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