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앞서 한화·IBK·현대·MG 등 4개사 상품 확정
저축·연금 위주…수수료 낮췄지만 시장성은 ‘의문’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케이뱅크의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 오픈이 임박하면서 참여 보험사와 보험 상품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진 기존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과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중 케이뱅크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오픈하고 본격 영업에 돌입한다. 이미 오픈 일정이 여러 차례 미뤄진 만큼 12월엔 오픈하지 않겠냐는 것이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케이뱅크 방카슈랑스 채널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 오픈한 상태다. 케이뱅크의 보험 판매는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 속 금융몰에 ‘보험’ 섹션을 추가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방카슈랑스 오픈에 참여하는 보험사 가운데 현재 한화생명, IBK연금보험, 현대해상, MG손해보험 등 4곳은 판매 상품과 케이뱅크에 줄 모집수수료율까지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e재테크저축보험’과 ‘한화생명b연금저축보험’ 등 저축 및 연금보험 2종을 내놓는다. IBK연금보험은 ‘연금저축IBK e-연금보험’과 ‘IBK e-연금보험’ 등 연금보험 2종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일반보험인 ‘주택화재보험’이, MG손보는 ‘MG i-파워재테크저축보험’이 포함된다.

일부 상품은 기존에 시중은행에서 팔던 보험 상품 대비 모집수수료를 낮췄다. 온라인 전용 상품인 만큼 오프라인 방카슈랑스 채널에 지급해야 할 인건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e재테크저축보험의 7년납 기준 모집수수료율은 1.47%다. 이는 한화생명이 기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SC제일 등 시중은행에 판매하던 ‘스마트V저축보험’ 7년납(2.20%) 대비 0.7%포인트 낮다.

MG손보의 MG i-파워재테크저축보험도 5년납 기준 모집수수료율은 1.58%로 기존 오프라인 방카슈랑스 상품인 ‘MG뉴파워재테크저축보험’ 5년납(2,22%) 대비 0.6%포인트 낮았다.

모집수수료는 신계약체결의 대가로 지급하는 신계약비와 보험계약 유지에 따른 유지비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모집수수료율이 1.47%라는 의미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 납입한 전체보험료의 1.47%가 케이뱅크에 지급된다는 뜻이다. 월 10만원씩 총 7년(84개월)동안 보험료를 납입하면 840만원의 1.47%인 12만3480원이 케이뱅크에게 떼어줄 수수료다.

반면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스마트V저축보험은 동일 조건에서 18만4800원을 떼 줘야 한다. 케이뱅크의 모집수수료와 비교하면 약 6만원 차이인데 은행 대신 직접 인터넷 가입을 통해 얻는 이득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감축일 뿐 획기적인 수수료 삭감은 없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대부분 기존 방카슈랑스 상품 신계약비의 90% 선에서 모집수수료율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여 보험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가입과정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일종의 온라인(CM) 채널”이라며 “오프라인보다 적은 모집수수료 때문에 환급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시중은행의 저축성보험 대비 높은 상품경쟁력을 가졌다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보험 상품은 기존 은행의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과 모집수수료율이 같았다.

한화생명 b연금저축보험은 이미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의 온라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그대로 케이뱅크에 탑재했다. 때문에 수수료도 0.44%로 동일하다.

IBK연금보험의 연금저축·연금보험의 모집수수료율도 각각 0.75%, 1.13%로 이미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온라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현대해상의 주택화재보험은 NH농협은행에서 판매되는 것과 동일 상품으로 판매수수료율도 13.20%로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종적인 방카슈랑스 오픈 이후에도 케이뱅크가 기존 은행의 방카슈랑스 시장 판도를 뒤흔들만한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거래처인 시중은행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케이뱅크가 아직 온라인 방카슈랑스 채널로의 시장성이 엿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상품을 온라인 형식으로 탑재하는 것 이외엔 최종 오픈까지도 특별한 변화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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