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장기상품부 백경태 부장

 

최근 6년간 현대해상은 손해보험업계의 장기보험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보험사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보험 이외에도 치매, 장기요양 등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 인기를 끌었던 ‘100세시대간병보험’, 횟수 제한 없이 암 진단 때마다 보험금을 지급해 계속암 트렌드를 이끈 ‘계속받는암보험’, 업계 최초의 유병자 대상 건강보험인 ‘간단하고편리한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상품경쟁력을 판매 실적으로 증명한 보험 상품들로 평가된다. 6년째 현대해상 장기상품부를 이끌고 있는 백경태 부장<사진>을 찾아간 이유는 2018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내년부터 출시될 장기보험 상품의 트렌드를 짚어보기 위함이다.

백 부장은 지난 1994년 현대해상에 입사한 이래로 2011년 장기상품부에 들어오기 이전까지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하던 영업통의 이미지가 강하다. 통상 상품개발부서가 계리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특이한 이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반대로는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상품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인물이란 평가다. 상품개발은 결국 시장의 반응을 얼마나 빠르게 캐치하느냐의 여부로 실적의 성패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해상이 바라보는 내년 상품의 트렌드는 오는 2021년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맞닿아 있다. IFRS17 하에서는 판매상품에 내재된 다양한 리스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상품 하나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해 쌓아야 할 준비금(부채)이 달라질 수 있다. 향후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보험 상품 출시가 예견되는 이유다.

백 부장은 2018년 보험 상품의 트렌드를 두고 “(회사의)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 보다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 소비자의 구매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신규 보장이나 건강관리서비스, IOT 등 4차 산업과 연계된 상품 개발이 주를 이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강관리서비스를 탑재한 보험 상품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험업계가 관심을 가져온 사안이다. 병이 생기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사후약방문’ 성격의 보험 상품이 실질적인 보험소비자의 건강증진 측면에서도 역할을 한다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보험시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건강관리서비스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활성화되는 추세인데 현대해상도 그 중심에 있는 보험사 가운데 하나다.

현대해상은 이미 지난 1월 개정 출시된 간단하고편리한건강보험에서 유병자 대상 보험에 건강관리서비스를 접목한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 간편심사 상품에 업계 최초로 뇌졸중 진단비 담보를 추가하고 뇌졸중 진단 시 재활치료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활훈련용 헬스케어 기기를 대여해주는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백 부장은 “보험이 주는 가치는 어떤 사고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예기치 못한 손실을 보조하는 데 국한돼 왔지만 앞으로는 고객의 건강관리를 유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며 “건강관리서비스를 통해 보험가입자의 건강관리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보험사도 보험금 지출 감소로 인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관리서비스가 고도화 되면서 예상되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출 감소는 결국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할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포함한 보험 상품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출시될 것이 전망되는 이유다.

그는 “보험사는 앞으로 고객의 건강관리 노력에 따른 보험료 할인을 정교화하기 위해 다양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건강관리데이터(기초통계)를 우선적으로 수집한 뒤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진형 상품을 출시하는 것 또한 현대해상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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