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당국 최종 허가 시 영업 시작

금융당국도 카드사 해외진출 조력나서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롯데카드가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이 감소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 진출과 관련해 해외투자 신고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는 향후 베트남 중앙은행의 파이낸스사 지분 인수 심사와 베트남 당국의 최종허가를 받으면 베트남에서 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은 지난 2016년 기준 총 발급매수 약 530만장, 총 이용금액 3조5000억원 규모로 아직 성숙하지 않았으나 향후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파이낸스사의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인 상황으로 국내 카드사의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롯데카드는 지난 9월 베트남 테크콤뱅크로부터 자회사 ‘테크콤 파이낸스’의 지분 100%를 약 87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크콤 파이낸스사는 신용카드,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소비자금융 회사다. 테크콤 파이낸스사는 현재 모회사인 테트콤뱅크가 지난 2015년 이후 부실자산 정리에 주력해 외부 영업은 미미하며, 신용카드는 발급하고 있지 않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베트남은 파이낸스사의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이라 신규 진입이 어렵다”며 “롯데카드는 지난 2002년 동양카드 인수 후 중견 신용카드사로 도약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최종 절차가 완료되면 1년 이내에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롯데카드가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 카드시장의 악화로 발생한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에만 26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동양카드 인수 당시 발생한 일회성 손익과 지난 8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롯데카드는 신 수익원 발굴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편 금융당국도 카드사의 해외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규제, 인허가 절차와 관련해 현지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이 높고,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며 애로사항을 토로해왔다.

이에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사례 공유 및 건의사항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국내에 진출한 해외 금융사들의 약관이나 법규, 인허가 심사 등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카드사보다 전문적이고 정보가 훨씬 많다”며 “당국이 나서서 해외 진출을 조력해 준다면 해외 당국의 인허가 절차가 수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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