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 08:55 (목)
금감원, 금융사 지배구조·내부통제 중심 검사·제재안 대수술
금감원, 금융사 지배구조·내부통제 중심 검사·제재안 대수술
  • 김미리내 기자
  • 승인 2017.12.12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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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유도…운영실태 점검 등 검사 역량 집중
대주주·경영진 책임 강화 반면, 수검부담 낮추고 제재·소명기회 확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에 대한 리스크 점검 중심으로 감독·검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동안 당국의 감독·검사 체계 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유형의 부당영업행위 둥이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등 선제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성과 함께, 단순 규정위반 행위 적발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배구조 운영실태 및 조직문화 개선 등의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것.

금감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 내부를 비롯해 학계 및 법조계, 금융권 등 외부 전문가와 함께 구성한 혁신 TF(태스크포스)에서 도출된 권고안을 바탕으로 했다.

혁신안의 핵심은 감독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및 리스크 관리, 이사회 등 내부통제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여부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평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및 강화를 우선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이사회 등 지배구조의 적정성, 경영승계제도, 성과보상체계의 장기 경영실적 연동성 등이 이에 포함된다.

금감원은 금융사 스스로 잠재위험을 인지·관리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고 이후 점검 및 검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리스크 중심의 검사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사는 자체적으로 내부감사협의제, 자율조치 확대 및 내부통제시스템 역량 강화로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내부통제가 우수한 점을 인정받을 경우 기관제재 감경이나 검수주기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감독당국이 모든 금융사를 한꺼번에 감독하기 어려운 만큼 금융사 자체 역량을 통해 사전예방적 검사체제를 구축하고자 함인데, 금융사 스스로 제재감면 등 양정기준을 반복적으로 낮출 경우에는 자율처리 대상회사에서 제외키로 했다.

또한 CEO 경영승계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등 지배구조 문제가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경우 당국은 점검 결과를 시장에 발표 하는 등 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대주주가 금융회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경영진이 위법행위에 관여할 경우 과태료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경영방침 및 정책, 내부통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위법행위가 기인했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이 아닌 기관과 경영진 중심으로 책임을 부과해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 대주주나 경영진이 근거 서류를 남기지 않고 구두로 지시하는 관행으로 적발이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해 대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규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미 폐지한 문답서나 확인서를 징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위규행위 해당자에게만 제재가 내려지고 실제 기관이나 경영진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던 부분에 대해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정부 및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에 대한 복안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부당 피해 방지를 위해 부실징후, 대형금융 사고 발생이 가능한 경우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던 종합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판매 같은 상습적 금융법질서 위반의 경우 즉시 현장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같이 감독 및 검사를 강화하는 만큼 창구지도의 그림자규제 관행을 개선하고 금융상품 약관심사를 사전심사에서 사후보고로 전면 전환하는 등 수검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실시된다. 제재 시 견책 이하의 경미한 위반사항의 경우 검사 현장에서 조치, 제재심의위원회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특히 제재대상 임직원의 권익보호를 위한 내용이 마련된 점은 이전 개선안들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대심제도(제재대상자와 검사부서가 함께 동석해 제재심의위원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해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외부인사로 임명된 ‘권익보호관’ 제도를 신설해 검사 결과 지적사항에 대한 소명과 권익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또 제재 대상자에 대한 피해구제를 위한 직권재심제도도 확대 운영된다.

아울러 제재심의위원회 부의 안건 전체에 대한 사전열람이 가능해지며, 감독당국이 검사업무 수행 및 제재절차 프로세스를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도 연 2회 진행된다. 수검기관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료 제출의 반복 등이 없도록 검사진행 전 과정이 검사 관리시스템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재정비 된다.

금감원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한 피해를 유발하는 영업행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인 지배구조와 조직문화, 내부통제체계 등을 철저히 분석해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검부담 완화와 소비자보호 강화, 감독 강화 등이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따 보니 둘다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상충할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어느 누구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기본적인 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발생하는 위규 문제의 근본을 꼬리가 아닌 몸통에서 찾아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금융기관에서도 제재 등에 대해 억울한 일이 없도록 대심제도 등 소명이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들을 신규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검사 과정에서 불법·부당행위를 인지해도 법규상 있는 내용이 아닌 경우 검사와 관련한 개정규정 권한이 없어 제재가 어려운 점 등은 여전히 과제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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