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도 예비인가 진행…내년 230곳서 펀드 판매
우체국·인뱅 ‘메기’역할…경쟁 커져 판매수수료 인하 기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연내 4개 농·축협단위조합에 대한 펀드판매가 추가로 허용된다. 판매처 증가에 따른 공모펀드 시장 확대와 더불어 상호금융권의 신규 수익원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대구축협, 천안농협 등 지역단위 4개 농·축협의 투자매매업 및 투자중개업에 대한 인가안을 상정, 심의 통과시켰다. 이들은 오는 20일 열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치면 펀드판매자격을 최종 취득하게 된다.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 방안 추진과 함께 판매처간 경쟁을 통해 판매수수료 인하효과를 기대하는 당국 역시 인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당초 상호금융권에서 처음으로 펀드판매 인가를 승인받은 북서울농협의 경우 지난해 말 예비인가 신청 후 최종 인가 승인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지만, 이들 농축협은 지난 9월 21일 일제히 금융투자업 인가를 신청해 금융위 의결까지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는 앞서 승인을 받은 북서울농협이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축협중앙회 등은 기존 금융사들과 구조가 달라 여러 가지 부분에서 검토를 진행했다”며 “북서울농협의 경우 처음이다 보니 투자자 보호 측면 등에서 자세히 살펴 최종 승인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선례가 있는 만큼 나머지 곳들은 바로 본인가 신청을 통해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본래 총 6곳의 농축협이 함께 인가를 신청했으나 이중 두 곳은 금감원 심사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발견돼 반려된 상태다. 다만 당국이 재무상태 및 영업기반 등 기본요건을 갖춘 농축협 50곳에 대한 우선 인가 방침을 밝혔던 만큼 추가적인 인가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지난 11월 9일 예비인가 신청으로 심사가 진행 중인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단위조합별로 인가를 받아야 하는 농축협과 달리, 한 번의 인가만으로 220여개 지점에서 동시 판매가 가능해 인가가 마무리 될 경우 상호금융권 내 펀드판매가 크게 확대될 조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체국의 경우 주무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부)여서 현재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진행해 금융위에서 검사 결과를 과기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개정 중에 있다”며 “제재 권한이 과기부에 있기 때문으로, 미리 예비 인가를 통해 심사를 진행하고 법안이 마련되면 바로 본인가를 통해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진출도 기대된다. 현재 펀드온라인코리아를 통해 온라인에서 펀드가입이 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아 접근성이 높지 않은 반면, 인터넷은행의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높기 때문에 온라인 펀드판매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과 김기한 과장은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이기 때문에 금융투자업 인가 신청을 통해 바로 펀드판매가 가능하다”며 “다만 펀드판매를 위한 설비 등을 갖춰야 하는 만큼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은행 양사 모두 출범 1년을 넘기지 않은 만큼 은행의 기본업무인 예대업을 안정시킨 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펀드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나 펀드판매 등 자산운용부문과 관련된 업무들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펀드 판매를 위해서는 인가 및 관련 준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은행 기본업무에 집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당장 진출 시기를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출범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예대업 안정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되지는 않았지만 (펀드판매) 길이 열려있는 만큼 내부 검토를 통해 준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자본시장국 박정훈 국장은 “우정사업본부, 인터넷은행, 상호금융기관의 판매사 신규인가로 판매사간 경쟁을 촉진 시킬 것”이라며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정부기관으로 사무관리비용이 적게 소요되고, 인터넷 은행은 대면상담, 투자권유가 생략돼 저비용으로 펀드판매가 가능해 펀드 판매시장에서 ‘메기’ 역할로 판매수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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