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마케팅 전략으로 전년比 23%↑

인도⸱브라질에도 금융법인 설립 검토중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도 불구하고 현대캐피탈의 중국 현지법인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형태인데다가 현지화 마케팅을 진행해 직접적인 사드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오토파이낸스는 올해 3분기 총 1359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3.88% 증가한 수치다.

베이징현대오토파이낸스는 지난 2012년 중국기업인 북경기차투자유한공사(BAIC) 등과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로 현재 현대캐피탈이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법인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속 금융사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할부금융, 리스, 임대 상품과 같은 자동차 금융상품만 판매하며 다른 부수업무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얼마나 많이 판매되는지가 중국법인의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캐피탈은 중국 반한 감정이 고조되자 중국법인을 예의주시 해왔다. 앞서 지난 3월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한국 제품 불매 운동 등 경제 보복을 벌이고 있어 현지법인도 사드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올해 3분기 2008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동풍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 역시 같은 기간 3820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하며 사드 보복을 피해가지 못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중국법인은 현지화 마케팅을 진행해 사드보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속한 대출 승인여부확인 및 대출금 입금 등 현지인이 선호할만한 마케팅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것이다. 중국법인이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이라는 점도 사드 보복을 피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의 수익성은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수익 곡선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현지에서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이 해당 법인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며, 현지화 노력을 통해 해외법인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의 성장세에 힘입은 현대캐피탈은 해외에 추가적인 금융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중국‧미국‧독일‧캐나다‧영국 등 5곳에 금융법인, 인도‧브라질‧호주‧러시아 등 총 4개국에 자문법인을 두고 있다. 자문법인은 할부금융과 같은 금융업무는 수행하지 않으며 자동차 금융상품과 관련한 금융 자문을 제공하는 업무만 진행한다.

이에 현대캐피탈은 인도와 브라질에도 금융법인을 설립해 현대‧기아차의 해외 자동차 판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인도와 브라질은 거대한 자동차 시장을 갖춘 국가”라며며 “현재 인도와 브라질에 금융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속해서 글로벌 영업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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