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 대출채권 상품 재등장…부동산 공모펀드 선택권 넓혀
안정성 높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초기투자자 모집 나서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저금리 시대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는 투자대안으로 부상한 ‘부동산 공모펀드’가 금리 인상 기조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수요층이 여전히 존재하는 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모시장의 확대가 진행되고 있어 상품 다양화를 통한 시장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운용규모 10억원 이상으로 설정된 부동산 공모펀드가 지난해 4개 수준이었던 반면 올해의 경우 배 이상인 11개 펀드가 설정됐다.

ELS(주가연계증권)를 제외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성이 높고 금리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

 

2015년 말 순자산총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부동산 공모펀드는 2016년 들어 꾸준히 증가하면서 하반기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펀드수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말 기준 1조9831억원을 기록, 2년 만에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 확대 폭은 더 크다. 지난달 말 기준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투자일임 제외)은 58조7816억원으로 60조원에 임박했다. 2012년 말 19조9012억원으로 20조원이 채 되지 않던 규모에서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펀드의 경우 3개월 3.67%, 6개월 21.90%, 1년 17.75%로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해외 부동산펀드는 같은 기간 –1.79%, 0.71%, 2.19%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10년 만에 재등장하는 등 상품 다양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된 부동산 공모펀드는 대게 임대형으로 임차인이 정해져 있고 펀드 만기보다 임차기간이 길어 임대수익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부동산PF 대출채권형의 경우 사업위험이 포함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인상 등으로 개발 PF사업이 중간에 중단되는 경우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출시가 줄었고, 당국에서도 출시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신탁제도나 시공사들의 책임준공 등으로 안정성을 높이면서 과거대비 PF 대출채권형의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9월에 이어 이달 초 이지스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제휴해 내놓은 부동산 PF 대출채권형 펀드의 경우 선순위 대출채권으로 일반 에쿼티 투자(6~7%대) 대비 수익률(4% 초반)이 낮은 대신 훨씬 더 안정적인 상품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유덕현 이사는 “선순위 대출채권으로 땅, 건물 등의 담보가 들어가 있고, 시공사의 책임준공 및 LTV를 30~50%로 낮춰, 문제가 발생해도 원금회수 가능성이 큰 상품으로 과거의 PF 대출채권형 상품과는 달리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라며 “부동산 공모펀드가 활성화 되면서 상품 다양화를 통해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부동산펀드를 보다 대중화하기 위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공모펀드가 아직 초기 시장으로 투자자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초기투자자들을 위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내놔 투자 대상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내년 금리인상 기조에도 부동산 공모펀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 WM리서치부 오온수 팀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펀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트렌드를 유지해 왔다”며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 않고, 금리가 올라도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수요층이 있어 내년에도 부동산 공모펀드가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다자산운용 김대일 전무는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팩터는 선순위 금리도 있지만 서울 코어지역의 부동산은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수요도 있는 만큼 수요는 여전히 충분하리라 본다”며 “도심재생산업 등 재건축으로 PF가 확장될 것으로 보여 내년 부동산펀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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