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큰손’ 빅3 생보사, 초장기채 확대에 ‘과열 예고’한화·교보, 잇단 계정재분류로 초장기채 매입 스타트
발행금리 낮아질까…운용자산이익률 타격 불가피 예고
박영준 기자  |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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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17: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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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국공채 시장의 큰손인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채권재분류 작업을 통해 20년물 이상 초장기채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장기채권 시장의 과열양상이 예견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계정재분류를 통해 29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기보유증권을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돌렸다.

만기보유증권은 원가법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매도가능증권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평가손익이 변동한다. 금리가 오르면 평가이익이 줄거나 손실, 내려가면 평가이익이 늘어나는 식이다.

채권평가손익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계정재분류로 당장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3분기 255.63%에서 30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만 금리 상승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교보생명의 현행 건전성 지표인 RBC는 하락세를 걷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교보생명이 계정재분류를 선택한 까닭은 자산, 부채의 듀레이션 갭(불일치)을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잔존만기가 짧거나 만기도래한 채권을 팔고 장기채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자산 만기를 늘려 부채와의 듀레이션 갭을 축소할 수 있다.

오는 2021년 변경되는 신 지급여력제도(K-ICS) 하에서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작을수록 자본 확충 부담도 줄어든다. 교보생명의 매도가능채권 전환은 현행 RBC제도에서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제도 변경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채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한화생명은 이미 지난해 1분기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변경했지만 일부에 대해서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남겨뒀다.

이 또한 잔존만기가 짧게 남은 채권을 장기채로 재투자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지난해 1분기 0.37년이던 듀레이션 갭도 0.23년까지 줄었다. 꾸준한 장기채 매입으로 같은 기간 자산듀레이션을 0.59년까지 늘린데 따른 효과다.

상위 생명보험 3개사 가운데 삼성생명을 제외한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계정재분류를 통한 장기채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국내 20년 이상 초장기물 채권(국공채)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 상품계약이 장기인 만큼 보험사들은 준비금(부채)의 만기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초장기물 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미 초장기 국공채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함께 빅3가 장기채 시장에 한꺼번에 진입할 경우 초장기물 채권의 발행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듀레이션 갭 축소를 위해 자산 듀레이션 기간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보험사에겐 발행금리가 중요하다. 특히 채권 위주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하고 있는 보험사에게 채권금리가 낮아질 경우 운용자산이익률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말 정부가 50년물 초장기채 발행을 예고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보험사의 외면을 받았던 이유도 발행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상승을 예정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30년물 국고채 만기수익률과 다르지 않은 50년물 수익률(2% 중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교보생명이 계정재분류를 통해 장기채 매입에 나섰다는 점은 장기채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라며 “삼성생명도 장기채 매입을 확대하기 위해 계정재분류를 통한 매도가능증권 전환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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