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5 22:45 (화)
[응답하라, 우리술 68]크래프트 맥주의 산 역사 ‘퐁당’ 이승용 대표
[응답하라, 우리술 68]크래프트 맥주의 산 역사 ‘퐁당’ 이승용 대표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8.02.11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맛내는 맥주가 좋아 아시아 최초 사우어 맥주 전문 펍 열어

맥주 전도사 역할 자임하며 ‘미스터리 브루어리’도 공동 창업

▲ 2011년부터 크래프트 맥주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국내 수제맥주와 관련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이승용 대표. 그는 직접 해외의 사우어 맥주를 수입하는데 사진은 오리건 주에서 나는 ‘캐스캐이드’ 맥주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음식에서의 신맛이 일반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처음 신맛이 부각된 영역은 와인이었으며 이어 파인 다이닝과 커피, 그리고 제빵 분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삼년 전부터 신맛의 맥주를 찾는 젊은 애주가들이 늘면서 지난해 1월 이태원에 사우어(sour) 맥주를 전문으로 하는 펍이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열기도 했다.

최근 불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이승용 대표의 사우어퐁당이 바로 그곳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여서 문을 열었지만 망하지만 않았으면 하는 엄살을 부리며 시작한 펍이었다. 그런데 이미 1년을 훌쩍 넘겼으며 이미 크래프트 맥주업계에선 지금은 사라진 ‘사계’와 함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 되었다. 

사우어 맥주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산균을 접종시키거나 벨기에의 람빅처럼 맥주의 원재료인 워트(맥아즙)를 천연 효모에 노출시킨 뒤 오크통에서 발효 숙성시켜 만든다. 크래프트 맥주업계에선 이처럼 신맛을 내는 맥주들을 통칭 ‘와일드 에일’이라 부르고 있다. 

이 와일드 에일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 이승용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 크래프트 맥주 붐이 일면서 과거 속에서 다양한 맥주를 되살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맥주다양성의 보고 ‘벨기에’에 집중하게 되었단다. 파인 다이닝에서 와인에 주목했듯이, 미식의 영역에서 시큼한 맛의 맥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벨기에 맥주를 소개되는 정도였으나, 이후 새로 진입하는 크래프트 양조장들이 사우어 비어를 만들면서 ‘뉴웨이브 사우어’라는 명칭까지 만들 정도로 소비자층을 확대하게 됐고, 최근에는 벨기에 방식으로 직접 워트를 노출시켜 람빅을 만드는 양조장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이 대표도 사우어 관련 맥주를 수년전부터 자신이 오픈한 ‘메이드인 퐁당’과 ‘퐁당크래프트’ 등에서 소개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직접 미국의 사우어맥주인 ‘캐스캐이드’를 수입하는 무역회사를 차린데 이어 배럴에이징을 위한 오크통까지 수입했다고 한다. 이때 30개의 배럴을 수입해 자신이 짠 레시피에 따라 바이젠하우스에서 위탁양조한 맥주들을 2016년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현재 사우어퐁당에서 공급하고 있는 ‘타르트시골비어’다. 이 맥주는 벨기에 세종 스타일의 맥주인데 배럴에이징 과정에서 약간의 시큼한 맛을 갖도록 숙성된 맥주다.
건설회사를 다니다, 맥주가 좋아 창고형 맥주매장을 낸 2011년부터 2013년 크래프트퐁당, 2014년 메이드인퐁당, 그리고 2015년 사우어맥주 수입에 이어 2017년 사우어퐁당으로 이어지는 이승용 대표의 족적은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의 발전사와 거의 유사하다.

▲ 이태원에 자리한 아시아 최초이자 유일의 사우어 맥주 전문 펍 ‘사우어 퐁당’의 내부모습. 사우어 퐁당에서는 벨기에 전통의 람빅은 물론 신대륙의 뉴웨이브 사우어까지 다양한 신맛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의 발길이 반보 정도 앞선다는 것. 여기에 그는 비어포럼에서 맥주 알림이를 자처하던 사계의 이인호 대표와 지난해 연말 ‘미스터리 브루어리’를 공동 창업한다. 

외부 자본의 유입 없이 자신의 열정과 자본으로 양조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정확히 크래프트 맥주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과 동일하다. 맛있으면서도 창의적인 맥주는 자본에게 휘둘림 당하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맥주를 바라보기보다는 철저히 맛이라는 관점에서 맥주를 이해하려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 지속될 ‘퐁당’의 스토리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