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검증과정 따른 현 기술력의 한계
보안성과 확장성은 양호한 성능 보여줘

블록체인을 대표하는 분산원장기술이 국내 은행간 자금이체 시에는 도입 효율성이 높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한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효율성과 복원력 면에서 기존 방식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모의테스트는 현행 한은금융망 기능 중 은행간 자금이체 업무를 분산원장기술로 구현하기 위한 현실 적용 가능성과 한계점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한은금융망의 140개 참가기관 중 거래건수 기준 상위 4개 은행을 별도로 선정했으며 모의시스템 데이터는 2014년 3월 3일 당일 140개 한은금융망 참가기관이 실제로 거래한 자금이체 데이터 9301건을 사용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을 비롯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국내 5개 시중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R3CEV 컨소시움의 ‘코다’ 프로그램이 사용됐다.

코다는 분산원장기술 중 금융서비스에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특히 금융거래정보의 비밀유지 기능이 강점이다. 전체 거래내역을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는 분산원장기술과 달리 참가 금융기관들은 자신과 관련된 거래내역만 기록된 원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모의테스트 결과 처리속도(효율성)면에서는 9301건의 지급시기 처리가 현행 9시간보다 2시간 33분이 추가로 소요됐으며, 시스템 장애 시 복구 가능성(복원력) 부분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권한이 없는 자가 시스템에 접근할 경우 정상적으로 차단되는 모습을 보여 ‘보안성’ 부분은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참가 금융기관을 확대해도 모의시스템이 정상으로 작동해 ‘확장성’ 또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효율성과 복원력 면에서 분산원장기술이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소 뒤떨어지는 현상은 현재 기술력의 한계로 분석된다.

현재 분산원장기술의 거래기록 검증과정은 중앙집중형 시스템에 비해 복잡해 업무처리 속도 지연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장애 시 복구가 불가능한 현상은 비밀유지를 위해 정보공유 범위를 제한하는데 기인한다.

한국은행 전자금융기획팀 관계자는 “분산원장기술 관련 여러 프로그램을 테스트한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모의테스트에서도 한국은행의 테스트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며 “R3CEV는 올 하반기 중 성능이 향상된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분산원장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을 감안해 향후 지급결제 서비스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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