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사업부 배원섭 부장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사업부 배원섭 부장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동산이 오르고 내렸다는 말에서 ‘부동산’은 대개 ‘아파트’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가구수가 1000만호를 넘기고, 전체 주택 가운데 60.1%를 차지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니다.

아파트는 환금성이 높고, 가격 비교가 쉬워 부동산 초보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하지만 가격 비교가 쉽다는 점은 모두가 비슷한 정보를 갖고 있어 나만의 가치 발견을 통한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재테크에 나선다면 아파트 이외에 토지나 근린생활시설 등 다른 물건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은 재테크 방법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는 체납 조세 압류재산을 비롯해 1만7000여 공공기관 등에서 내놓은 연간 10만건 이상의 부동산·동산 물건이 입찰에 부쳐진다.

2017년 온비드에서 공매된 부동산 매각 물건은 약 59%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 아파트는 6000여 건으로 전체 부동산 매각 물건의 9%로 나타났다. 나머지 91%는 토지 59%, 상가 및 업무용 건물 17%,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용 부동산 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을 보면 아파트가 평균 89%를 기록한 반면, 토지의 평균 낙찰가율은 118%로 아파트보다 더 높았다. 토지 등 기타 부동산이 투자자의 역량에 따라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온비드에서 토지를 낙찰 받아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있다. 도로에 접하지 못한 맹지라 몇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낮아진 임야를 낙찰 받은 경우다.

비록 맹지였지만 도로와 거리는 3m 정도로 가까웠고, 도로와 임야 사이에 있는 주택을 매입하면 도로와 접할 수 있으므로 이 주택까지 매입하여 토지의 전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후 동일한 판단을 한 인접 토지 소유주에게 낙찰가보다 3배 높은 가격에 매매하여 성공적인 재테크 성적을 거뒀다.

부동산을 재매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온비드를 통해 낙찰받은 부동산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생산한 전력을 매매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는 창의적인 사례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아파트가 아닌 부동산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앞서 말한 아파트 투자가 인기가 있던 것과 정확히 상반된다. 사고 파는데 시간이 걸려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지라 해도 소형인 경우에는 매매가 잘 이뤄지는 편이고, 가격 비교가 어렵다는 말은 향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온비드에서 공매로 매각되는 부동산 중 46%는 3000만원 이하로 부동산 투자치고는 적은 금액으로도 도전해볼만한 소형 물건이 많다. 또한 온라인으로 모든 절차가 진행되므로 언제 어디서든 입찰할 수 있어 주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도 부동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입찰이 가능하더라도 투자 전에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비드에서 지도, 위성사진 및 현장 사진 등을 제공하더라도 직접 가서 알아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토지에 건물을 올리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미리 찾아보아야 의도했던 대로 토지를 활용할 수 있다.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을 취득하려는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원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도 꼭 확인해야 한다.

남들과 같은 방법으로 투자를 하면 남들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힘들다. 일반 매매 뿐 아니라 공매에 눈을 돌리는 것도 남들과 다른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양한 부동산 물건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가치 증대 방안을 모색해 나만의 재테크 무기로 키워나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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