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 영업 강화해 가계대출 확보 목적

주식시장 호황에 스탁론 찾는 고객 증가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저축은행들이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 시장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전 스탁론 판매를 확대해 가계대출액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상반기 취급을 중단했던 스탁론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B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판매를 중단했던 스탁론 판매를 재개했다. DB저축은행의 스탁론 금리는 현재 4% 대 수준이다. DB저축은행은 스탁론 취급 확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최근 스탁론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스탁론 금리를 연 2%에서 최고 5%(고정금리)로 책정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기존의 스탁론 금리를 낮춰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4%였던 스탁론 신규대출 금리를 연 2.6%로 1.4%포인트 인하했다. 한화저축은행도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낮춘 3.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해당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상반기 스탁론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제한되며 대출 상한선을 초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당시 스탁론 판매를 중단한 저축은행은 현대·한국투자·모아·SBI·DB저축은행 5곳이다. OK·유안타·한화저축은행은 스탁론 금리를 인상해 대출 취급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입장을 바꿔 스탁론 시장에 재진입한 이유는 올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으로서는 규제 전 스탁론 영업을 강화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확대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탁론은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수요가 많아 판매하기 시작하면 가계대출 총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올해는 금융당국이 규제하기 전 스탁론을 최대한 확보해 가계대출액을 늘려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점도 스탁론 판매 재개에 영향을 미쳤다. 증시 활황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며 대출금리가 낮은 스탁론을 찾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탁론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지만 담보비율보다 주식가치가 떨어지거나 연체가 생기면 주식 매매가 이뤄진다. 때문에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스탁론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탁론은 마진이 높지는 않지만 자금 운영에 효율적인 상품으로 꼽힌다”며 “개인신용대출에 비해 연체율도 낮아 스탁론은 고정적인 수익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탁론- 증권사와 협약을 맺은 저축은행이 대출신청인 명의의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주식연계 신용대출 상품이다. 대출금액은 증권계좌 평가금액(예수금+주식평가액)의 최대 300%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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