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많은 카드 위주 신규발급 중단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 목적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 판매를 중단하거나 리뉴얼로 포장해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고객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여 비용을 보전하려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달 2일 ‘크로스마일SE 카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크로스마일SE 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특화된 상품으로 출시 후 급속도로 판매되며 하나카드에게 적자를 안겨주고 있는 상품이다.

하나카드는 현재 해당 카드의 혜택 축소를 두고 고객과 법정 공방도 진행 중이다.

앞서 하나카드 회원들은 2016년 하나카드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나카드가 고객에게 구두 공지 없이 크로스마일SE 카드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기존 1500원당 2 마일에서 1500원당 1.8 마일로 축소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법원은 하나카드가 고객에게 혜택이 줄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마일리지 혜택을 원래대로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나카드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지난해 10월 기각됐으며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 ‘2Χ알파’, ‘2Χ감마’, ‘넘버엔오일로카드’, ‘매일더블캐쉬백카드’, ‘에버랜드카드’ 등 총 5개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크로스마일 카드는 구 외환카드시절 출시한 상품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며 “크로스마일 카드를 대체할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상품 전략을 원큐(1Q)시리즈 브랜드화로 삼은 만큼 노후된 상품을 정리하고 1Q카드 라인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12월 아멕스 플래티늄 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해당 카드는 70만원이라는 높은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동반 1인 왕복항공권 무료, 해외여행자보험 무료가입,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 등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일부 카드사는 상품을 리뉴얼하며 기존에 제공했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부터 로블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초 출시한 베브 5(BeV V)카드가 로블카드를 대신할 상품이라 설명했지만 베브 5 카드는 로블카드 고객에게 제공됐던 동남아 항공권 1+1 지급 혜택이 없다.

씨티은행의 프리미어마일 카드도 마찬가지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마일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이를 대체할 뉴(NEW)프리미어마일 카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뉴프리미어마일 카드의 연회비는 15만원으로 기존보다 3만원 올랐으며 국세적립 혜택과 바우처 제공이 사라졌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혜택 축소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4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1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6.6% 감소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로선 고객 혜택을 줄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손실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부가서비스 축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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