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 비중 감소하며 2006년 수준까지 하락
수익률 높은 DC형 가입 증가세 지속될 것

국내 퇴직연금시장 적립금이 지난해 말 167조원을 기록하며 4년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DC형 비중과 원리금비보장 상품 운용비중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2005년 퇴직연금 도입 이후 초기 몇 년간 확정급여형(DB)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했지만 2011년 이후부터는 확정기여형(DC)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DB형은 회사가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일정비율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적립금 운용손익이 근로자에게 귀속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국내 퇴직연금시장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유형별 비중은 DB형(66%), DC형(24%), 개인형 IRP(9%)로 2011년말 대비 DC형과 개인형 IRP 비중이 각각 7%, 2%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DB형 비중은 9%포인트 감소해 2006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DC형 퇴직연금의 성장세는 유형별 사업장 및 가입자 증가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DC형 도입 사업장 및 가입자 수 증가율은 각각 11.6%, 9.5%로 DB형 증가율 6.6%, 8.1%를 상회했으며, 특히 DC형의 경우 퇴직연금 도입기간이 5년 미만인 사업장이 2016년말 전체의 79%를 차지해 DB형(51%)과 비교해 매우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DC형 및 IRP,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 증가다.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원리금보장형 상품 운용비중이 특히 높은데 2012년말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5.2%까지 감소한 이후 점점 증가해 2017년말 8.5%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원리금비보장상품 운용규모가 4조원 이상 증가하며 2017년말 14조원을 기록해 전체 퇴직연금시장 대비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이 전년대비 1.6%포인트 많아졌다.

단 전반적으로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퇴직연금 유형과 퇴직연금 사업자 금융권역에 따라 살펴보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 대비 절반에 육박하는 은행 및 생명보험사의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은 각각 4.4%, 1.9%로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 DC형 및 IRP 퇴직연금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은 각각 49.2%, 41.6%에 달하고 있다.

퇴직연금 유형별로 살펴보면 IRP와 DC형의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이 지난해 말 각각 21.7%, 17.4%로 DB형(3.5%)보다 높았으며, 금융권역별로는 증권사의 원리금비보장 비중이 17.1%로 은행(7.9%), 생보(4.9%)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수익률 면에서는 지난해 증시상승으로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증권사와 DC형의 평균수익률이 타 금융권 대비 높게 나타났다.

2016년까지 퇴직연금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증시상승의 영향으로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5%가 넘는 은행과 생보의 DB형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2017년 평균 수익률이 각각 1.2%, 1.7%를 기록한 반면, 원리금비보장형 비중이 40%가 넘는 증권사의 DC형 및 IRP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각각 7.6%, 7.0%를 기록했다.

단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퇴직연금 유형과 퇴직연금사업자 금융권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만큼 2017년 평균수익률 또한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1.0~2.1%,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이 4.4~9.4% 사이에 분포하는 등 높은 편차를 보였다.

금융권역 중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의 수익률은 모든 유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유형별로도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DC형의 수익률이 모든 금융권역에서 가장 높았다.

자본시장연구원 심수연 연구원은 “퇴직연금제도 도입 초기에는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이 도입돼 DB형 비중이 매우 높았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DC형의 수익률이 개선되며 당분간 DC형의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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