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실적 전년比 190억 증가
설 연휴 등 비수기 감안 ‘이례적’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올해 초 상위 손해보험사들의 장기 보장성 인보험 매출이 껑충 뛰었다.

상위사들이 대거 치아보험 시장에 뛰어들며 과열 경쟁에 불이 붙은데다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판매 의존도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사가 지난 1~2월 거둬들인 장기 보장성 인보험 월납환산초회보험료는 8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8억원 증가했다.

월납환산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보험 계약 이후 첫 달에 내는 보험료의 납입방식을 월납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다. 회사의 판매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1~2월은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평월 대비 적다. 여기에 전년도 막바지 절판마케팅 영향으로 휴가철인 7~8월과 함께 보험사의 대표적 비수기로 통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2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억원 증가해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뒤이어 메리츠화재 169억원(79억원 증가), 현대해상 147억원(31억원 증가), DB손보 144억원(33억원 증가), KB손보 125억원(24억원 증가) 순이었다.

월별 실적으로 살펴보면 각 보험사들은 치아보험 출시시기에 따라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1월 17일 치아보험을 출시한 삼성화재의 1월 장기 인보험 초회보험료 실적은 1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치아보험 출시 이후 보름만에 약 60억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기록한 바 있다. 1월 초회보험료 실적의 절반 가량이 치아보험에서 비롯된 셈이다.

같은 달 치아보험을 출시한 현대해상과 DB손보도 각 70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17억씩 늘었다.

2월부터는 KB손보가 치아보험을 출시하며 장기 인보험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KB손보의 2월 초회보험료 실적은 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억원, 전달 대비 31억원 크게 늘었다.

KB손보가 매월 40억~50억원 내외의 장기 인보험 초회보험료 수입을 기록해왔다는 점을 미뤄볼 때 치아보험 판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KB손보는 치아보험 판매 이틀 만에 20억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거둔 바 있다.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초회보험료 증가율을 보인 것은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2월 장기 인보험 초회보험료 실적은 1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79억원 폭증했다.

특히 2월에는 92억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거두며 삼성화재(96억원)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타사들이 치아보험 출시를 통해 장기 인보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자 보험계약의 인수기준을 대폭 완화하며 공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선 결과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1~2월은 설 연휴로 인해 영업일수도 부족하고 판매할 상품이 마땅치 않다보니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지만 올해에는 치아보험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손보업계의 치아보험 시장은 중형사들의 니치마켓이었지만 올해 대형사들이 뛰어들면서 두달만에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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