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농축협사업본부 김도안 본부장

 

다년간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 특별한 원인 없이도 정신·신체적 증상이 발생하는데 바로 ‘농부증(농부병)’이다.

야외 작업에서 발생하는 단순 피부병이나 두드러기뿐만 아니라 힘줄장애, 경추상완증후군, 관절통 등 다양하다. 농약, 유기용제에 따른 독성 중독이나 유행성출혈열, 브루셀라, 쯔쯔가무시, 살인진드기 등 바이러스성 감염도 여기에 속한다.

과도한 노동에 따른 질병이지만 농업인은 보험의 보장에서 멀어져있었다. 고위험직군으로 분류되는 농업인에게 일반적인 보험 상품은 너무 비싸고, 의무보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개인사업자인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NH농협생명이 농협중앙회 산하 공제시절부터 꾸준히 농업인을 위한 보험을 내놨던 이유다.

지난 2월 출시된 농업인NH안전보험(이하 농업인안전보험)은 기존 상품에 산재1형과 2형을 추가해 산재보험에 준하는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농업인을 위한 보험이다. 농협생명의 농축협사업본부를 이끄는 김도안 본부장<사진>은 “농작업 중 발생하는 재해를 보상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농협생명은 농축협사업본부 내 정책본부를 신설했다. 농축협채널 관리 및 지원부서와 별도 조직화를 통해 농업인의 실익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농업인안전보험을 널리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농업인안전보험의 가장 큰 메리트는 보험료다. 국고 지원이 50%, 지자체별로 20~25%의 보험료를 지원하다보니 농업인이 부담할 보험료는 10~15% 수준이다. 농작업 중 발생하는 사망이나 장해에 최고 1억2000만원을 보장하고도 산재2형 기준 연간 18만700원이다. 각종 지원금을 더하면 농업인이 실제 내야할 보험료는 연간 2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보험료 지원 이외에도 농협생명만이 가진 농업인에 대한 경험 데이터가 보험료를 낮출 수 있던 요인이다. 김 본부장은 “산재보험이나 일반보험에서는 기준 직업직군 대비 위험의 정도로 보험료를 산출해 상대적으로 위험노출이 큰 농업인의 보험료가 더 높다”며 “반면 농업인안전보험은 농협생명만이 가진 농업인의 경험데이터로 보험료를 산출해 산재보험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고령화 추세에 접어든 농업인에게 가장 필요한 보장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농업인안전보험을 통해 가장 많은 보험금 지급이 이뤄졌던 담보는 ‘상해질병치료급여금’이었다. 전체 보험금지급액 중에서도 상해질병치료급여금에서만 185억원(35.2%)이 지급됐는데 이는 유족급여금(사망보험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담보는 일종의 실손의료보험 역할이다. 농작업 중 발생하는 재해나 질병에 대해 실제 발생한 치료비를 지급해준다. 앞서 언급한 농부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질병 외에도 각종 농기구나 경운기 등 농기계 사용에 따른 상해치료도 포함된다.

김 본부장은 “연간 실제 농업인이 납입할 보험료는 2만원 내외에 불과하지만 가입나이는 87세까지다”라며 “일반적인 실손보험 가입나이가 60세까지란 점을 미뤄볼 때 정책보험이라 가능한 수준의 혜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해 50%대에 머무는 가입률이 김 본부장의 고민이다. 실질 농업인 숫자가 감소하고 고령 농업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 농업의 특성에 농업인안전보험의 가입필요성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사례를 설명하고 정부, 지자체부터 일선 판매조직인 지역농축협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매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적 업무는 많은 농민들이 농업인안전보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올해 가입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업인NH안전재해보험은 농협생명만이 만들 수 있는 상품”이라며 “연 2만원 내외의 보험료를 아끼려고 농작업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한 보상을 포기하는 농업인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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