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채널 숫자 줄이고 하이브리드 조직 집중
DB값 상승에 ‘전화+방문’으로 고액계약 확보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보험사들이 텔레마케팅(TM) 채널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조직을 고능률화 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신한생명은 연초 사업계획으로 TM조직의 축소 및 영업 효율화를 내걸었다.

TM은 수집된 고객 DB를 바탕으로 한 전화 권유(아웃바운드) 영업이 주를 이룬다. 미래에셋생명은 아웃바운드 조직을 축소하고 정예 인력 위주의 하이브리드 조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의 텔레마케팅 설계사 숫자는 현재 350여명으로 지난해 말(790명) 대비 440명 가량 축소됐다.

하이브리드 조직은 전화로 보험 상품을 권유한 뒤 직접 찾아가 계약을 성사시키는 조직이다.

보험사가 홈쇼핑, 인터넷 등 다이렉트 채널에서 확보한 고객DB를 전달해주면 이를 바탕으로 대면 영업에 나선다. 케이블TV 광고서 마케팅 동의를 거치거나 계약체결 직전에 그만둔 DB 등이 제공되는 식이다.

라이나생명도 자사 판매조직인 라이나금융서비스의 하이브리드 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시범적으로 하이브리드 조직을 신설한 이후 올해 2월 시청에 2호점을 추가 개설했다. 하이브리드 지점에서 근무하는 설계사만 총 50명 수준인데 이들은 라이나금융서비스 내 TM 조직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AIA생명은 본사 하이브리드 조직 모집에 정착지원금(교육비) 명목으로 13개월차 근속 기준 최대 1100만원의 파격 조건까지 내세우며 경력직 텔레마케터를 의욕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통상 타 보험사들이 지급하는 정착지원비는 최대 3개월까지 월 100~120만원 선이다.

‘POM(Policy Owner Marketing)’ 지점 형태의 텔레마케팅 조직도 최근 더욱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POM은 기존에 보험사가 보유한 고객DB를 바탕으로 다른 상품을 소개하는 크로스셀링(Cross-Selling) 조직이다.

그간 POM 조직은 저축보험 위주의 판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암보험, 치아보험, 유병자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가 주를 이룬다.

보험사들이 TM채널의 고능률화를 꾀하는 이유는 고객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마케팅 수신 동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진데다 전화 영업에 대한 피로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은 DB는 시장에서 비싸게 팔린다는 후문이다. 소액 계약이 대부분인 텔레마케팅 조직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보험사의 기계약자 DB를 활용해 대면영업에 나설 경우 고액의 보장성보험 계약이 가능하다.

한 보험사 고위관계자는 “전화 영업에 대한 고객들의 피로감이 높아진데다 고객DB 확보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DB값이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며 “하이브리드 조직은 보험사마다 보유고객을 지키면서 고액 계약을 유도할 수 있다 보니 영업 효율화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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