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업체 못 찾아 수개월째 서비스 잠정 중단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카카오드라이브에 밀려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신한카드가 신수익 창출을 위해 진출했던 대리운전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의 대리운전 서비스에 밀려 새로 제휴할 대리운전 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모바일 앱 신한 판(FAN)에서 운영 중인 대리운전 서비스를 지난해 6월 이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앞서 신한카드는 ‘신한 앱카드’ 이용자를 대리운전 업체의 콜센터에 중계해 주는 방식으로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6년 4월 신한카드는 사업을 확대해 전국 대리운전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고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카드의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는 신한 판(FAN) 내 ‘대리운전’ 버튼을 누르고 출발지와 목적지만 입력하면 제휴 대리운전업체로 연결돼 대리운전기사가 찾아오는 방식이다.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 후에는 요금이 앱에 등록된 신한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신한카드는 별다른 수수료를 받지 않고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 수익만 얻는 구조다.

사업 시작 당시 신한카드는 대리운전 시장이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카드 결제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신한카드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새로운 대리운전 업체와 손을 잡고 혜택을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제휴할 신규 대리운전 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새로운 대리운전 업체 선정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잠시 중단했다”며 “제휴 대리운전 업체를 새로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카드사가 주도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한카드가 비슷한 시기에 대리운전 사업에 뛰어든 카카오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사업을 위한 자체 플랫폼 ‘카카오드라이브’를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한 반면 신한카드는 기존 앱 신한 판(FAN)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한카드의 대리운전 서비스는 자체 앱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신한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반면 카카오드라이브는 모든 카드사의 카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리운전업계로서는 제휴 카드사가 많은 카카오드라이브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카카오드라이브는 누적 이용건수 1400만건, 가입자 340만명을 넘어서며 대리운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신한카드 이용자 수만 단순 비교해 봐도 카카오가 두 배 이상 많다”며 “카카오가 간편함으로 대리운전 시장을 장악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신한카드가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카드사가 참여한 플랫폼을 구축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개별 카드사가 대리운전 시장서 자리 잡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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