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 15개 증권사들 현금·주식 배당 처리화면 분리 운영 중
금감원, 앞선 발표와 달리 “4개사, 삼성과 다른 측면 있다” 해명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최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는 증권사 전반이 아닌 삼성증권만의 시스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과 유사한 배당시스템을 가진 증권사가 4곳이라는 금감원의 발표와 달리 이번 사고를 유발한 배당시스템(전산 상의 동일 창에서 주식·현금 배당 선택)을 운영하는 곳은 전 증권사 중 삼성증권이 유일했다.

대한금융신문이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는 15개 증권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삼성증권과 유사한 우리사주배당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5곳의 증권사 중 대부분은 우리사주 조합원의 배당시스템 상 현금배당과 주식배당 업무창을 분리시켜 놓고 있었다. 아예 주식배당 없이 현금배당만 실시하는 곳도 있었다.

먼저 우리사주조합에 대해 현금배당만 실시하는 곳은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현대차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한양증권 등 9곳이었다. 현금배당은 급여지급방식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통해 은행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현금배당이 CMA계좌로 입금되게 설계돼 있어 주식입고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유안타증권은 우리사주조합이 명목상으로만 유지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해 주식배당은 물론 현금배당을 안한지 십수년이 됐고, 현재 사주 잔고가 아예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애초에 우리사주조합에게 주식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삼성증권과 같이 주식착오배당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이다.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이들 4곳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 업무처리 화면 자체가 분리돼 있다. 즉 클릭 실수로 배당금이 배당주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 주식배당 처리도 예탁원과 한국증권금융 두 곳을 반드시 거쳐서 진행된다.

골든브릿지증권도 배당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 개개인에 대해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우리사주조합계좌 한도가 있어 한도 이상의 금액 출금은 차단된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 발표와 달리 삼성증권과 유사한 배당시스템을 운영 중인 곳은 없는 셈이다.

금감원은 증권사 4곳에 대해 사전확인 결과 삼성증권과 거의 유사한 배당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지난 9일 발표한바 있다. 이어 10일에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열고 일부 회사의 배당시스템이 삼성증권과 유사하게 나타났다며 증권사 스스로 점검을 강화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결과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을 해보니 삼성증권과 다른 측면이 있지만 이번 일제조사 과정에서 좀 더 자세히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삼성증권 시스템만의 문제를 전 증권업으로 확대해석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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