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몰려오는 변화와 전환의 시기 극복할 절대반지 없어

아마존 CEO 베조스 말 빗대 ‘농협금융’의 가치 지키자 강조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새로운 사상이나 사조가 등장하는 순간은 급격한 변혁의 흐름이 상존한다. 새로운 프레임이나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를 보완하거나 보충할 다양한 이론이 뒤따르면서 전방위적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사람들은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게 되며, 그 움직임은 상위의 개념부터 하위의 세부적인 규정에 이르기 까지 다층적으로 전개된다.

이처럼 큰 틀에서 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거시사의 입장에서 문명사적 전환은 새로운 단계로의 이행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이행과정에 대해 흔히 역사의 진보라고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변화과정을 진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 만큼 역사는 단선적으로 움직이지도 않고, 역사적 진보라고 확언할 만큼 정의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변화에 긍정성을 부여하며 낙관적으로 해석하곤 한다. 

더욱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다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의 연속이어서 그 순간에는 모든 상황이 불안하고 두려움의 대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두려움이 깊어갈수록 사람들은 바뀌게 될 새로운 세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간절히 갈구한다. 사회의 틀과 관습, 구조가 모두 바뀌는 위기의 순간, 과거의 경험칙으로 돌파를 시도하지만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이 서는 바로 그 순간에 말이다. 하지만 절대반지와 같은 규칙과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나는 어떤 원칙도 신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새로운 조타수, 김광수 신임 회장이 취임사에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의 워딩을 인용하며, 농협금융의 거듭남을 강조했다. 인용한 베조스의 워딩은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에 토대를 둬야 한다”이다. 지난 2015년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밝혀 경영혁신과 관련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지는 어록이기도 하다. 당시 베조스는 자신에게 5년 후나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에 대해 자주 묻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선 묻지 않는다고 운을 떼면서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핵심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에서 창출할 수 있는데, 모두가 변화하는 것에 주목하면 변화에 대응하다 시간을 다 보내게 되고, 제대로 대응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광수 회장은 베조스의 워딩에서 농협금융의 미래를 찾아보자고 이 말을 화두로 삼은 것이다. 변화의 순간, 두려움이 몰려오는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변하는 것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문명사적 전환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들에서 중심을 잡는 것. 따라서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중심을 잡기 위해 그 기준점을 ‘고객’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너무 뻔한 답이지만 아무나 집중하지 못하는 답 ‘고객’에의 집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상부상조와 협업정신에 기반을 둔 농협금융의 전통 속에 농협금융의 고객은 자리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돼도, IT기술을 접목한 농업이 일반화돼도, 모바일과 디지털로 금융기법이 고도화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상부상조와 협업정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고객이 농협금융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여전히 통시대적으로 관철되는 절대반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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