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인테리어 등 내구재 상품취급 늘려

자동차 금융보다 경쟁 적어 신수익 창출 가능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내구재 할부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중심의 할부금융 운영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전자제품, 가구 등 내구재 할부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가전제품, 건설기계 장비 등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을 늘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일 LG하우시스와 손잡고 ‘지인 마이홈 페이(Pay)’를 출시했다. 지인 마이홈 페이는 LG하우시스 공식 대리점 및 제휴 인테리어점에서 창호, 바닥재, 벽지, 인테리어대리석 등 인테리어 상품을 구매하고 일시불이 아닌 장기할부로 분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신한카드는 평균 3%의 낮은 금리와 최장 60개월, 최대 5000만원의 대출한도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기존에도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했지만 그 규모가 미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한카드의 내구재 할부금융 수익은 100만원에 그쳤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전에도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과 함께 내구재 상품을 취급하고 있었지만 규모가 작았다”며 “LG하우시스의 대리점 및 제휴점이 1400여곳이 넘는 만큼 이번 제휴로 내구재 할부금융 취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B2B(기업간 거래)에 특화해 건설기계, 굴삭기, 사무기기, 복합기 등 기업용 내구재 상품을 집중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롯데카드의 내구재 할부금융 수익 비중은 자동차를 포함한 전체 할부금융의 73%에 이른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처음으로 내구재 할부금융을 취급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지게차 할부상품을 출시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이외의 영역에서 26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카드사들이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자동차 할부금융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내구재 할부금융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전업계 카드사 5곳(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비중은 전체 할부금융의 96%에 이른다. 그러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캐피탈사, 은행 등 금융사들이 진출하며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위주로 할부금융을 운영해 왔지만 시장 경쟁 심화에 따라 자동차 이외의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고가의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도 늘고 있어 새로운 수익 모델로 내구재 할부금융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동차 할부금융과 달리 내구재 상품은 일반 고객의 수요가 적고 카드사들의 운영 노하우가 부족해 영업 인프라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내구재 할부와 관련해 영업 노하우가 부족해 제조사와 제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내구재는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적고 대부분의 고객이 리스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자동차 할부금융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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