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험 경쟁 격화로 전년比 2900억 상승
메리츠화재, 인보험 5위서 2위로 ‘껑충’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사업비를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질병, 사망 등 장기 보장성 인보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판매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 상위 6개사가 올해 1분기 쓴 사업비는 3조24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9633억원보다 2852억원(9.6%) 늘어났다.

전년대비 사업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화재로 지난해보다 31.5%(990억원) 늘어난 4130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했다.

뒤이어 한화손해보험 13.5%(325억원), 현대해상 11.1%(615억원), KB손해보험 9.5%(412억원), DB손해보험 7.5%(394억원), 삼성화재 1.3%(116억원) 각각 늘어났다.

손보사들의 사업비가 일제히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장기 보장성보험에 대한 경쟁이 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정 부분의 사업비 상승은 신계약 창출이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1분기의 경우 인보험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한 보험사들의 사업비 지출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손보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다. 특히 이 가운데 사람의 생명과 건강 등을 보장하는 장기 보장성 인보험은 가장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통한다.

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저마다 인보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속설계사 및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대상으로 과다한 판매수수료 경쟁을 일삼았다.

손보사들의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도 사업비 내 포함된 판매비(추가상각비, 신계약비, 대리점 수수료 등)가 상당부분 차지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덕분에 올해 1분기 손보 상위 6개사의 보장성 인보험의 월납환산초회보험료 실적은 15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0억원보다 23.2%(283억원) 크게 성장했다.

월납환산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첫 회에 내는 다양한 보험료 납입방식을 월납으로 환산한 수치다.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인보험에서 343억원의 월납환산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해 가장 많은 판매를 이끌어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99억원 대비 14.8%(44억원) 늘어난 수치다.

뒤이어 메리츠화재 303억원, 현대해상 247억원, DB손보 237억원, KB손보 210억원, 한화손보 163억원 순이다.

사업비 지출이 많았던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5위였던 인보험 매출이 2위까지 급격히 뛰어올랐다. 전년대비 인보험 증가율은 무려 75.1%(130억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3월 GA 시책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미뤄보면 손보사들의 사업비 추가상각이 상당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신계약이 늘면 보험료 수입도 증가해 사업비로 투입된 비용이 상쇄되겠지만 손보사의 인보험 경쟁이 1분기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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