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발급채널 축소‧신규 판매 중단 잇따라

사용처 적고 고객 유인책 부족해 흥행 실패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모바일 단독카드가 시장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시장에서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받고 이를 앱카드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 활성화 돼 흥행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단독카드는 플라스틱 카드 없이 모바일 앱에서 바로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말한다.

2015년 금융당국이 플라스틱 실물 카드 없는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을 허용해주자 카드사들은 앞다퉈 모바일 단독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카드는 가장 먼저 실물 없는 ‘모비원(mobi1)카드’를 출시했으며 비씨카드가 ‘바로페이(pay)카드’, 우리카드가 ‘모바이(mo buy)카드’를 연이어 내놨다. 모바일 단독카드는 실물 카드가 없는 만큼 카드 자재비, 배송비 등 발급비용이 들지 않아 연회비가 2000원까지 내려갔다.

카드업계는 모바일 단독카드가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모바일 단독카드는 독립성 있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수요 부족을 이유로 모바일 단독카드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거나 판매 채널을 축소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부터 바로페이카드 신규 판매를 중단했으며 하나카드는 최근 모바일 단독카드인 ‘모비원(mobi 1)카드’ 발급채널 축소했다.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에서 발급 가능했던 모비원 카드는 현재 하나카드 고객센터 상담원을 통해서만 발급 가능하다.

우리카드는 모바이 카드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플라스틱 카드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모바일 단독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플라스틱 카드상품을 출시할 때 발급 가능한 유형에 모바일 단독카드를 추가해 놓는 식이다.

올해 들어 모바일 단독카드를 출시한 곳도 KB국민카드가 유일하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꿀쇼핑 알파카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 또한 모바일 앱과 신용카드를 실시간 연동하는 올인원 카드인 ‘알파원카드’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카드업계는 모바일 단독카드가 기존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만한 유인책을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단독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에 NFC, 바코드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단말기가 설치된 곳은 대형 할인점, SPC그룹가맹점 등 대형 가맹점위주로 사용처가 한정돼 있다.

또한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 받은 후 모바일 앱카드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 활성화 돼 있어 고객 유입이 적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단독카드는 플라스틱 카드보다 연회비가 조금 저렴할 뿐 혜택에서는 차이가 없어 고객을 끌어오지 못했다”며 “신상품을 모바일 단독카드 유형으로만 출시하기 보다는 고객이 발급 유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해 고객 선택폭을 넓혀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실물카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앱카드에 등록하는 고객이 많고 모바일 단독카드만 발급하는 고객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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