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아시아의 디지털 뱅킹 침투율 97% 육박해
비용 대비 수익 커 ‘중요 고객군’으로 별도 분류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뱅킹 침투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비은행 핀테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디지털 고객층을 타켓으로 한 영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전통 은행권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브랜드 입지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맥킨지의 아시아 개인금융서비스 행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뱅킹 침투율은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 아시아가 97%, 이머징 아시아가 5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진 및 이머징 아시아 지역에서 지점방문을 통한 월평균 거래 비중은 각각 12%, 21%에 불과했다.

또 선진 아시아 고객의 77%, 이머징 아시아 고객의 54%가 인터넷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자산의 35~40% 정도를 해당 은행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고객의 수익 기여도를 분석하며 “최근 몇 년간 급속하게 성장한 디지털 고객은 비디지털 고객에 비해 고객유지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실제 가입하는 상품수는 많아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고객군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의 적극적 디지털 고객은 과거 1년간 평균 1.6개의 상품에 가입한 반면 비디지털 고객의 상품가입 실적은 0.5개에 불과했다. 고객당 보유하고 있는 총 은행 상품수도 적극적 디지털 고객이 4.4개로 비디지털 고객의 3.2개와 비교해 1.4배 많았다.

아시아 지역에서 디지털을 활용하는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 비즈니스에서 해당 고객군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실시한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적극적 디지털 고객은 이머징 아시아 지역에서 2배, 선진 아시아 지역에서 20% 증가했다.

싱가포르의 DBS는 디지털 고객으로부터 창출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분석·관리하기 위해 적극적 디지털 고객군에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은행이다.

DBS는 전년도에 디지털을 활용해 상품에 가입했거나 재무/비재무 거래 중 절반 이상을 디지털 채널을 통해 수행한 고객을 디지털 고객으로 정의하고 자사 고객을 디지털 고객과 비디지털 고객으로 구분했다.

현재 DBS 전체 고객 중 디지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은행 이익 기여도는 68% 수준에 육박한다. 또 비디지털 고객 대비 이익은 2배, ROE(자기자본이익)는 9%포인트 더 높은 반면 금융회사가 인건비, 전산비, 임대료 등 판매관리비를 영업이익 대비 얼마나 지출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CIR은 20%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주윤신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다양한 모바일 결제서비스 업체가 등장하며 전통적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며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 디지털 고객의 중요성을 고려해 소셜미디어, 인터넷 광고 등을 활용한 고객유치 캠페인과 함께 디지털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입지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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