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상품기획부 최근녕 부장

허정수 대표, KB생명만의 ‘히트상품’ 주문
보증비용 선택옵션 도입해 수익률 극대화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올해 1월 허정수 대표이사가 KB생명에 취임한 뒤 내린 진단은 ‘히트상품’의 부재였다. 중소 생명보험사가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부 판매인을 포섭하기 위해서는 KB생명만이 내세울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B생명 상품기획부 최근녕 부장은 변액보험에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연금보험이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거둔 실적만큼 연금액을 늘릴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최 부장은 “저금리 시기에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은 미래의 기대 연금소득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그럼에도 변액연금보험이 보험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수익률에 대한 과거의 경험치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힘 (무)KB변액연금보험’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시된 상품이다. 첫째도 수익률, 둘째도 수익률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는 것이 최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수익률이 낮아지면 상품을 유지하겠다는 마음도 사라지고 결국 목표했던 연금액 마련을 중도에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KB생명은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에서 펀드로 투입되는 비중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해답을 찾았다. 변액보험은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의 일부만 펀드에 투자된다. 설계사 수수료, 펀드 유지·보수 비용, 납입한 보험료(원금)를 지켜주기 위한 보증비용 등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보증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저연금적립금 중도선택 옵션을 추가했다. 언제든 보증비용을 ‘온·오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먼저 연금개시 시점의 10년 전까지는 보증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대신 주식형 펀드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투자의 책임은 가입자에게 있지만 기대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연금액 보전이 필요한 10년 이후 시점부터는 수수료를 내고 그간 쌓아왔던 투자수익을 지킬 수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곡선을 타면 보증옵션을 풀고 다시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 된다.

이때 거두는 보증비용은 계약자적립금의 0.04%로 매우 낮다. 이는 일반적인 변액연금보험 수수료(0.50% 내외)의 10분의 1 수준이다.

보증비용이 낮은 이유는 계약자적립금의 100%가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는 보험사가 가입자의 연금액을 보증해주기 위해 감내해야 할 리스크가 매우 작다. 그만큼 보증비용을 덜 받아도 된다는 뜻이다.

최 부장은 “보험사가 떼는 각종 비용을 최소화하고 보험료의 대부분이 펀드에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며 “주식시장이 호황일 땐 보증비용 없이 위험투자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강국면에서는 보증비용을 내고 연금액을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최저연금적립액 중도선택 옵션은 보험업계 최초 시도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보증방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면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가입자들의 펀드 관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덕분에 생명보험협회도 이 상품에 한시적인 독점 영업권인 배타적사용권 6개월을 부여했다. 상품의 독창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다만 이 상품은 보험료를 받아 수수료 등 사업비로 수익을 내는 보험사의 사업구조에서 사실상 ‘제로 마진’에 가깝다. 여기에는 KB생명을 대표할 수 있는 히트상품을 만들고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변액보험을 확대하려는 복안이 숨어있다.

마지막으로 최 부장은 “손해보험사들이 중저가 보장성보험 상품에 판매를 집중하는 상황에서 향후 생명보험사들은 변액보험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늘어날 것”이라며 “KB생명도 전략적으로 변액보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 상품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생명보험업계에서 변액보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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