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적용…절반 이상이 아파트·빌라
승강기 1대당 보험료 연간 2만원 수준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내년 3월부터 승강기를 보유한 건물주라면 시설물 소유자 배상책임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는 승강기 1대당 연 2만원 수준이 예상된다.

14일 행정안전부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공포된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전부개정안’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3월 28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에서는 승강기 사고 손해배상 보험의 의무가입 주체를 유지관리업자에서 승강기 관리주체로 변경한다. 승강기 관리 주체는 건물주 등 시설물 소유자를 의미한다.

현행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11조의3은 승강기 유지관리업자에게만 배상책임보험을 의무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엘리베이터 등을 보유한 건물주는 직접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승강기 관련 배상책임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현재는 ‘시설물 소유자 배상책임보험’ 등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에서 규정하는 배상책임보험의 최소 가입한도는 사망 1인당 8000만원으로 승강기 사고 시 해당 범위 내에서 실제 손해액을 보상받게 된다.

개정법 시행 이후부터는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의 배상책임보험 가입 수요가 가장 많을 전망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설치돼 운행 중인 승강기는 총 64만1435대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4만6164대(54.0%)가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에 설치돼 있다.

그간 보험사들은 승강기 유지관리업자들이 관리하는 대량의 승강기에 대해 단체계약 형태로 시설물 소유자 배상책임보험을 받아주고 있었다.

승강기 정원 수 20명 미만, 승강기 10대, 보험기간 1년 기준으로 보험료는 연간 10만원 수준(대인보상 5억원, 대물배상 1억원 한도)이다.

내년부터 소형 빌라 등이 개별적으로 시설물 소유자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동일 기준에서 승강기 1대당 연간 2만원 수준의 보험료가 예상된다. 만약 전년도에 승강기 사고가 발생했다면 다음연도 보험료는 오를 수 있다.

승강기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은 승강기 사고 원인에 따라 갈린다. 제조물(승강기)의 결함이라면 승강기 제조사가 가입한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서, 관리부실이라면 시설물 소유자 배상책임보험에서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행정안전부 승강기안전과 관계자는 “승강기관리업자(위탁업체)와 계약을 맺고 승강기와 관련된 권한을 일체 위탁하는 경우라면 유지보수업체가 관리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승강기 소유자 등 관리주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개정인 만큼 통상 건물주 등이 직접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