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고용협약 종료…대주주 지원 사라져 자구책 마련 필요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동양생명의 고용안정협약 기간이 오는 8월 말 종료된다.

같은 국내 계열사인 ABL생명과 더불어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자금수혈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고용안정협약이 오는 8월 31일로 종료된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최종 인수한 시점은 2015년 9월이다. 인수 당시 3년간의 고용안정협약을 맺은 바 있다.

동양생명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용협약 이전까지 대주주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정리해고 시 노조가 있는 경우 해고 날의 50일 이전까지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음달 말께는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전망은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가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에 돌입한 이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보감회는 당분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국내 금융당국에 전했다. 국내에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자 장기적인 매각 준비 작업을 위한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동양생명은 더 이상 모회사의 자금수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직접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최근 3억~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도 자본확충을 위한 단계적 방안으로 해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거대 자금력을 바탕으로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을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의 저축성보험을 판매,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오는 2021년 적용되는 회계기준 변경(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은 모두 고객에게 갚아야 할 부채로 인식된다. IFRS17 시행을 앞두고 당장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부터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동양생명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둔 저축성보험 실적은 44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302억원 대비 절반 가량(46.2%) 줄었다. 올 2분기 수입보험료 추이도 1분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으로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으로 빚을 내고 직원, 지점 등 인원은 지속 줄이는 식으로 부족해질 자본을 해결하고 있다”며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모두 안방보험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마련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생보업계 총자산 기준 6위 수준의 생보사로 임직원 수는 총 1002명이다. 비슷한 총자산 규모의 미래에셋생명(1024명)과 비슷하고 ING생명(761명)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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