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생태계 주도 위해 은행권 방향 전환

1020세대의 대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한 토스가 국내 금융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달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토스는 2015년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쉽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해 단기간에 종합금융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토스의 올해 2월 기준 누적다운로드 수는 1500만건, 누적송금액은 14조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3년의 결실은 가장 보수적인 시중은행의 금융서비스와 마케팅 방향까지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은행은 그동안 고객의 돈을 관리한다는 업종의 특성상 신뢰감을 주는 중년배우를 주로 광고모델로 기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1020 디지털세대의 우상인 방탄소년단(KB국민은행), 워너원(신한은행), 빅뱅의 지드래곤(IBK기업은행)을 모델로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케팅 채널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TV가 아닌 모바일 앱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고영상을 먼저 공개했으며 티저 영상을 통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마케팅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은행권은 지금까지 1020세대를 미래고객 확보의 징검다리로 생각해왔지만 토스가 큰 성공을 거두며 1020세대가 모바일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세대임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스의 시작은 공인인증서라는 익숙한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서 출발했으며, 금융서비스의 변방에 있던 1020세대가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디지털세대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토스해요’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토스의 마케팅 전략은 은행권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토스는 유저를 초반에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공인인증서가 없어 송금을 못하는 경우’, ‘돈 빌려준 친구가 돈을 안 갚을 때 대처법’ 등 송금 때문에 겪는 일상의 문제점들을 디지털세대에게 익숙한 스토리텔링 동영상으로 풀어냈다.

또 간편한 송금서비스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문자 복붙(복사붙이기) 송금’, ‘지문인식 송금’ 등을 그대로 시연하는 영상을 내보냈으며, 2017년 12월 ‘3년차 통장 요정의 깨달음’ 동영상의 경우 4개월만에 페이스북 기준 101만회 조회수를 돌파했다.

토스는 지금도 유저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질 보다 속도에 집중하는 마케팅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블로그 및 타 서비스 제휴, 페이스북 등 6명의 마케터들이 1인당 하루에 3개씩 콘텐츠를 제작하며 약 700~800여개의 다양한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오현정 연구위원은 “토스와 같은 다양한 금융플랫폼의 성장으로 고객접점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환경에서 금융회사는 자사의 비대면채널 애플리케이션을 상시적으로 점검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젊은 유저 확보를 위해 모바일 및 디지털 관련 프로젝트만 수행하는 전담조직 구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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