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상 후 출시된 카드부터 인상분인 0.2%만 대납

소비자 불만 우려해 기존 출시한 카드는 0.8% 대납유지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유니온페이(은련카드) 해외결제 수수료 대납 비중을 줄이고 있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와의 수수료 분쟁이 길어지면서 카드사가 부담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다만 카드사들은 유니온페이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이후 출시한 카드에 한해서만 부담분을 줄이고 기존에 출시한 카드는 당분간 전액 대납을 지속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들은 유니온페이가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후 출시한 카드에 한해 수수료 대납 비중을 줄이고 있다. 유니온페이의 해외결제 수수료인 0.8% 중 인상분인 0.2%포인트만 카드사가 대신 납부하고 0.6%포인트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우리카드는 고객이 지난 25일 출시한 카드의정석 ‘디스카운트(DISCOUNT)’와 ‘쇼핑(SHOPPING)’을 유니온페이 브랜드로 발급받을 경우 해외결제 수수료 0.6%포인트를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번 신상품을 시작으로 유니온페이 브랜드로 출시되는 모든 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 0.6%포인트를 고객 부담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카드의정석을 유니온페이로 발급받을 경우 해외결제 수수료 중 신규 인상분인 0.2%포인트만 우리카드가 부담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출시되는 유니온페이 카드도 대납 비중을 줄여 0.6%의 해외결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유니온페이가 수수료를 인상을 통보한 후 제휴를 맺어 0.6%포인트의 해외이용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과하고 있으며 인상분인 0.2%포인트만 하나카드가 부담한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신상품을 유니온페이 브랜드로 출시할 경우 해외결제 수수료 0.8% 중 0.2%포인트만 대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월부터 해외결제 수수료를 1.0%에서 1.1%로 인상한 비자카드의 경우 수수료 인상분만 대납하고 있는 만큼 유니온페이도 인상분인 0.2%만 대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와의 수수료 분쟁이 길어지면서 국내 카드사의 부담금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결제 수수료 분쟁이 길어지면서 카드사의 대납 금액도 증가하고 있어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며 “금융당국도 유니온페이가 수수료 인상을 통지한 후 출시된 카드는 대납 이슈와 연관성이 적어 인상분을 제외한 해외결제 수수료 0.6%를 소비자에게 부담시켜도 문제없다고 승인해준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유니온페이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기 전에 출시했던 유니온페이 카드에 대해서는 당분간 전액 대납을 유지할 예정이다. 그동안 무료로 이용해왔던 해외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면 소비자의 불만이 커져 민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가 대납해줬던 유니온페이 해외결제 수수료도 한 달 간의 고지 기간만 거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데 문제없지만 소비자의 민원 증가를 우려해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한 카드사가 대납 중단을 고지하면 나머지 카드사들도 대납 중단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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