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1 17:10 (일)
[응답하라, 우리술 87]30대 젊음 불태우며 막걸리 만드는 ‘울진술도가’
[응답하라, 우리술 87]30대 젊음 불태우며 막걸리 만드는 ‘울진술도가’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8.07.0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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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양조공간 그대로 유지한 영동 유일의 ‘찾아가는 양조장’

3대째 홍시표 대표, 특산주면허 받는대로 프리미엄막걸리 시장진출 

▲ 영동지역 유일의 찾아가는 양조장, 울진술도가의 3대째 홍시표 대표가 1953년에 만들어진 양조장(1공장) 앞에서 양조장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양조장 앞에 조성된 화단과 향나무가 예전 우리 양조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높은 산이 이어달리는 태백준령은 한반도를 동서로 나누는 경계다. 산의 높이만큼 동과 서는 성격도 확연하게 갈리며, 자신들의 문화적 독창성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동해 바다를 따라 길게 뻗은 7번 국도가 펼쳐낸 경치는 ‘관동’이라는 이름에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눈을 두는 곳마다 절경인 관동, 그 중에 울진은 서울을 기준으로 가장 먼 땅 중 한 곳. 고속도로에서 가장 먼 지역이 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난 2017년 농림부에서 지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이 하나 있다. 양조장의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울진술도가’가 그 주인공이다.

1930년, 울진군 내화면에서 시작된 술도가의 역사는 올해로 88년째. 그리고 1953년에 지어진 현재의 1공장과 2016년 말에 준공한 2공장은 막걸리의 어제와 오늘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살아있는 막걸리 ‘박물관’의 역할까지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3대째 바통을 이어받아 자신의 젊음을 막걸리에 투영하고 있는 30대 사장이 있다. 창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아버지인 홍순영 대표가 쓰러지면서 막걸리 업계에 발을 담게 된 홍시표 대표. 그는 막걸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자신의 양조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홍시표 대표의 첫 사업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막걸리 제조 환경 구현이었다. 일손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지역 환경을 고려해 제조 시설의 현대화는 절실히 요구됐던 점이다. 이를 위해 홍 대표는 2014년 농식품 가공산업 육성사업과 관련한 도비 공모사업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 7대3 비율의 메칭펀드 방식으로 16억여원을 들여 1공장 바로 옆에 하루 최대 10톤의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식 제조시설을 갖춘 지상 3층 규모의 공장을 2015년 6월에 착공하게 된다. 공사 시작 1년 6개월만인 2016년 12월 완공하게 되며, 그해 10월에는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돼 88년 전통의 술도가 이력을 공인받게 된다. 이 같은 노력을 기반으로 울진술도가는 2017년 영동지역 유일의 농림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이 된다.  

현재 울진술도가의 하루 막걸리 출하량은 1500~2000리터 정도. 한창 때보단 못하지만 여느 양조장보다 큰 규모다. 하지만 기존의 막걸리만으로는 술도가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홍시표 대표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두 번째 자신의 영감을 막걸리에 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양주 전통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의 누룩을 접목시킨 새로운 술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가동을 중단한 1공장의 시설을 이용해 삼양주 방식의 고급 막걸리를 생산한다는 것이 그의 복안. 이를 위해 홍 대표는 현재 별도로 지역특산주 면허 취득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시제품에 대한 맛과 품질에 대한 검증 및 디자인까지 마쳤다고 한다. 

▲ 2016년 연말에 완공된 2공장은 3층 규모의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있고, 울진술도가의 술맛을 볼 수 있게 3층에 별도의 시음실을 조성했다. 테이블 위에 이 양조장에서 만들고 있는 막걸리 두종이 올려져 있다.

홍 대표가 기획하고 있는 고급 막걸리는 2달 이상 발효 숙성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야 우리 술이 가진 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 울진술도가에서 생산하고 있는 막걸리 두 종은 모두 열흘 정도 발효시키고, 3일 정도 저온 창고에서 숙성시켜 출하하고 있다.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 고급 막걸리에 대한 지역특산주 면허가 나오면 바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란다. 홍 대표는 대략 올 연말 안이나 늦어도 내년 초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히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울진술도가는 술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기계적, 전기적 장치에 의하지 않고 막걸리를 생산해왔던 1공장의 역사를 살아있는 공간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즉 전국 양조장 중 유일하게 일반막걸리와 프리미엄 막걸리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홍대표의 울진술도가가 주목받고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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