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과 경합서 전략·가격 등 열세
전담부서 거취 불투명…직원 불안감 ‘솔솔’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19조원 상당의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자산운용사 지위를 잃었다.

국토부에 경쟁사 대비 높은 운용보수를 요구한 점이 최종 경합에서 패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택도시기금 전담 인력들의 거취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자금을 운용·관리하는 2기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사로 선정됐다.

1기 주택기금 전담 자산운용기관이던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의 경합에서 밀리면서 2기 전담자산운용기관 자격을 뺏겼다.

국토부의 전담 자산운용기관 선정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정량평가에서 앞섰지만 정성평가인 전략발표(PT)평가와 가격에서 NH투자증권이 우세했다.

NH투자증권은 PT에서 ISA계좌 수익률이 높았던 것을 강조, 운용역량과 자금관리 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가격보수율을 NH투자증권보다 높게 제시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가격보수율이란 전담 운용기관이 주택기금을 운용하면서 받는 수수료를 말한다.

국토부에서 제시한 상한선은 4.8bp(0.048%)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보다 좀 더 낮은 가격보수율을 냈다.

국토부 전담 자산운용기관 선정은 조달청을 통해 증권사, 자산운용사간 경합으로 이뤄진다. 예산이 이미 정해진 정부 물건의 경우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선인데 한국투자증권이 경쟁사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내 연기금운용본부는 제 일을 찾지 못하고 부유하는 상황이다. 한 달째 거취조차 정해지지 않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내 연기금운용본부에서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자금 운용 업무를 총괄했다. 본부 산하로 주택도시기금운용부에 9명, 주택도시기금위험관리부에 5명을 배치해 총 14명이 주택도시기금을 전담해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연기금운용본부 산하에 있는 부서명은 ‘주택도시기금운용부’, ‘주택도시기금위험관리부’다. 하지만 해당 부서들선 주택도시기금 뿐만 아니라 다른 연기금 운용 업무도 포괄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인력 재배치나 부서명 변경 등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주택도시기금은 국민주택채권과 청약저축을 재원으로 국민주택 건설자금, 주택구매자금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국토부는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인 42조원을 연기금 투자풀(5조원)과 전담자산운용기관(37조원)으로 나눠 위탁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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