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 발맞춰 상품 확대

카드·캐피탈·저축은행, 3분기부터 48개 상품 판매 예정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오는 3분기부터 중금리 대출 시장이 2금융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부분의 신용대출 상품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인 가운데 중금리 대출만이 유일하게 4분기 총량규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중금리 대출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 판매될 예정인 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상품은 총 48개로 지난 1분기보다 92% 이상 늘었다.

중금리 대출상품 운영에 가장 적극적인 업계는 저축은행이다.

중금리 시장에서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보다 17개 늘어난 28개의 중금리 대출을 판매할 예정이다. 자체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도 기존 11개사에서 16개사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JT저축은행은 기존 중금리대출 상품인 ‘파라솔’을 대출 자격요건에 따라 파라솔D, 파라솔W, 파라솔K로 세분화했다. JT친애저축은행도 기존에 판매했던 원더풀WOW론 이외에 원더풀T론, 원더풀J론을 추가했다. OK저축은행도 최고 금리가 17.9%인 ‘OK 히어로’를 신상품으로 판매한다.

지난 1분기까지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 2만 판매하던 BN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각각 자체 중금리 상품인 마이론, 마이론SUM과 살만한 플러스론을 판매할 계획이다.

캐피탈사와 카드사들도 기존에는 소극적이었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6개 늘어난 총 14개의 중금리 대출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 중금리 대출을 취급할 예정인 캐피탈사도 총 14개사로 지난 5월보다 6개사 늘었다. DGB캐피탈의 경우 7.90%~19.90%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며, 하나캐피탈은 하나멤버스론과 다이렉트론 두 가지 상품을 중금리 대출로 운영한다.

카드사들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다만 KB국민카드만이 신상품을 출시하고 우리·롯데·삼성카드는 그동안 중금리 대출로 운영해왔던 상품을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기준에 맞춰 최고금리만 20% 아래로 낮췄다.

이 같은 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확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정책 영향이 컸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7%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금리 대출만 오는 4분기부터 총량규제 적용에서 제외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전체 신용공여액 가운데 영업구역 안에서 개인·중소기업 신용공여액을 30~50% 이상으로 유지해야하지만 중금리대출은 그 비중을 50% 가중해준다. 저축은행으로서는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만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에는 중금리 대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보니 하나의 큰 상품으로 운영하는 정도였다”며 “중금리 대출이 금융당국의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유일하게 완화된 부분인 만큼 중금리 시장으로 금융사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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