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은행원 등 금융산업 종사자 10명 중 7명이 1주일에 3일 이상 연장근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명 중 1명은 매일 3시간 넘게 야근을 하며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최근 시중은행 등 33개 지부 조합원 9만39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자 장시간 노동 실태'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70.2%가 1주일에 3일 이상 연장근로를 하고 있었다. 

2명 중 1명은 매일(주 5일) 연장근로를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특정 업무와 무관하게 전체 조합원들 사이에 연장근로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2차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연장근로 일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장근로의 이유로는 응답자의 69.8%가 업무량 과다 및 인력부족을 꼽았다. 연장근로가 일상화된 조직문화(10.4%), 상급자 눈치(7.3%)를 이유로 꼽는 응답자도 눈에 띄었다. 

연장근로 시간 대비 보상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중 38.1%는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른 출근시간과 늦은 퇴근시간도 눈에 띄는 요소였다. 

설문 응답자 중 34.1%는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한다고 밝혔고, 오전 8시 30분 이전은 82.4%였다. 오전 7시 이전은 0.6%(109명), 오전 7시 30분 이전도 4.5%(811명)로 적지 않은 숫자를 차지했다.
 
퇴근 시간의 경우 오후 6시 이전은 1.4%(248명)를 차지했고, 60.1%가 오후 7시 이후에 퇴근했다. 오후 8시 이후 퇴근 비율도 18%에 달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본점과 영업점 간 출퇴근 시간 편차는 크지 않고, 담당 업무별로 퇴근시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기업고객 대면업무 담당직원의 경우 오후 7시 이후 퇴근이 78.8%, 오후 8시 이후 퇴근은 27.9%로 장시간 노동이 가장 심각한 업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 대면업무 담당직원은 오후 7시 이후 퇴근 60%가량, 오후 8시 이후 퇴근은 17%가량을 차지했다.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의 경우 52.4시간으로 연간 644시간 이상 초과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4~60시간 노동은 36.3%, 61~67시간 3.7%, 68시간 이상 3.7%로 집계됐다. 

바쁜 업무로 인해 응답자 2명 중 1명은 점심을 굶은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10명 중 3명은 1주일에 2일 이상 점심을 굶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주일 내내 점심을 굶은 조합원도 355명(2%)에 달했다. 

휴가 사용도 미진했다. 

연차 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21.2%(3816명)이었으며 법적 연차사용 가능일수(15일) 미만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93.2%(1만6791명)였다. 

휴가 미사용 이유로는 인력부족(25.5%)이 가장 컸고, 동료에 업무 부담 전가(24.6%), 상급자 눈치(13.7%), 업무량 과다(10.8%)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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