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해외행자보험‧SMS이용수수료 면제 혜택 없애

이용률 낮고 고객 이탈 우려적은 서비스 우선 중단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에 나서면서 카드사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들은 그동안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던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유료로 전환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번달부터 해외여행지원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서비스는 ‘삼성카드 여행’에서 해외여행상품을 예약하고 결제하면 삼성화재 해외여행자보험과 해외여행 도우미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됐다. 삼성카드가 대신 부담해왔던 서비스 가입비용은 약 2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도 지난달부터 일부 플래티넘 및 프리미어 카드 발급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해외여행자보험을 중단한 바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부터 이용대금명세서를 이메일로 지정한 기업고객에게 제공하던 SMS이용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앴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5월 플래티늄 등급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던 SMS이용수수료 면제 범위를 줄여 일부 VIP등급에게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면제해준 SMS이용수수료는 월 300원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돼 고객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사업을 확대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악화된 수익을 보전해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막혀있어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은행계 카드사 신한· KB국민·하나·우리 4곳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69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 넘게 떨어졌다.

결국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영업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그중에서도 이용률이 낮아 고객 이탈 우려가 적은 무료 서비스가 우선 중단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방법으로는 인력감축과 영업비용을 줄이는 방식이 있는데 당장 인력감축을 진행하긴 어려워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먼저 고려되고 있다”며 “특정 카드상품의 혜택을 줄이면 고객이탈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중단해도 고객의 반발 우려가 적고 이용률이 낮은 무료 서비스부터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고객 혜택 축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드 수수료 인하를 내세우고 있어 올 하반기 재산정을 앞둔 카드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여러 방식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어 이전처럼 혜택이 우수한 카드가 나오는 경우도 줄었다”며 “지속되는 수수료 인하 압박에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