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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부자들 “예상 은퇴시점은 68세”
2018 한국부자들 “예상 은퇴시점은 68세”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8.08.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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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들의 평균 연소득은 2억3000만원(세전), 은퇴 예상시점은 평균 68.2세, 은퇴 후 월 생활비로는 약 660만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부자 중 자신의 은퇴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임대업 종사자의 경우 은퇴 예상연령이 70.8세로 가장 길었고 사업체 운영자는 69.0세, 전문직 종사자 66.8세, 공직자/경영관리직 64.1세 순으로 대부분 일반가구보다 은퇴시기가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부자보고서는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주관으로 2011년부터 매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대상으로 자산 운용행태 및 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KB경영연구소는 “부자의 경우 사업체 운영자, 전문직 종사자 등 본인이 은퇴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일반가구보다 은퇴시기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퇴 후 생활비 660만원, 일반인의 2.6배

한국 부자들이 은퇴 후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는 월평균 약 660만원(연 7920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 부자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의 약 71%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일반가구의 은퇴 후 월평균 적정생활비인 251만원에 비해 2.6배나 높은 수준이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연간 가구소득이 3억원 이상인 부자는 은퇴 후 적정생활비로 월평균 780만원, 1억5000만원 미만인 부자는 월평균 501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해 보유금융자산 및 총자산이 많을수록 생활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부자의 노후준비 방법도 일반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인은 공적연금을 통한 노후 준비비중이 약 5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부자의 경우 부동산 활용 비중이 일반인 대비 33.7%가 높았고, 주식∙펀드 등 직/간접 투자는 12.3%가 높아 투자자산을 다양하게 활용해 은퇴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자산 규모별로 살펴보면 금융자산 규모가 큰 그룹(50억원 이상)의 부동산(75.0%) 및 직/간접투자(43.8%) 활용 비중이 보유자산 규모가 작은 그룹(10~50억원)보다 높아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은퇴 자산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 여겨 볼 점은 지난 해와 비교해 부자들의 예적금/보험(17.7%→23.0%)과 사적연금(12.8%→13.6%)을 통한 노후자산 준비율은 증가한 반면 공적연금의 활용 비중은 10.0%에서 6.8%로 감소한 점이다. 은퇴 및 노후 준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국민연금의 보장기능 약화’라는 응답 비중이 전년 대비 상승(4.7% → 8.0%)한 것도 이 같은 결과를 뒷받침한다.

한국 부자들의 은퇴 후 자산관리 방법으로는 ‘부동산’을 활용하겠다(45.5%)는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의 부자의 경우 52%까지 비중이 증가해 보유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 활용 비중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금융자산이 많은 그룹(50억원 이상)의 경우 ‘은퇴 후 예적금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겠다’는 응답이 보유자산이 적은 그룹(10~50억원)보다 9.1% 높은 반면, 직/간접투자를 통한 관리 의향은 7.3% 낮아 보유자산이 많을수록 더 안전한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려는 의향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경영연구소는 “부자가구의 연평균 소득 2억3000만원 중 근로소득을 제외한 재산소득및 기타소득의 합(39.4%)이 연 9000만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부자가구의 은퇴 후 월평균 적정 생활비(660만원)는 근로소득 없이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규모”라며 “하지만 현재 충분한 자산을 확보했다고 해도 노후에 안정적 현금 흐름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은퇴 후 자산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부동산’ 상속∙증여 매력도 점점 떨어져

한국 부자들의 상속/증여에 대한 입장은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비중이 24.4%로 전년(17.5%)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전부를 사전 증여하겠다’는 비중은 전년 보다 2배 이상 증가(5.6%→16.5%)했지만 ‘자산 전부를 사후 상속하겠다’는 비중(11.3%→8.7%)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상속 시점(피상속인의 사망)은 임의로 정할 수 없지만 증여의 경우 증여자가 시기를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합한 시점에 자산을 이전하려는 니즈가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비중은 전년 대비 7.2% 증가했으며,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자의 경우 사회환원 의향이 17.4%에 달해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사회를 위해 본인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 부자 중 ‘상속 및 증여 대상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5%로 자산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부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 및 증여 대상을 결정한 응답자 중 보유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 및 증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84.9%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배우자’ 47.2%, ‘손자녀’ 22.6%, ‘형제/자매’ 2.8%의 순으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는 ‘사후 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상속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10.4%로 전년(0.6%) 대비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상속/증여 대상 및 배분 비율 등을 사전에 결정해 가족간 갈등의 소지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향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녀나 배우자가 아닌 손자녀를 상속/증여 대상으로 생각하는 비율도 전년 대비 10.6%나 상승했다.

세대를 건너뛰어 손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생략이전(Generation skipping transfer)’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는데, 보유 자산규모가 클수록 손자녀 및 형제/자매에 대한 상속/증여 의향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부자의 경우 손자녀에 대한 상속/증여 의향은 금융자산 10~50억원 부자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상속 및 증여를 하게 될 자산유형으로는 ‘부동산(75.3%)’을 활용하겠다는 의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015년 조사(88.8%) 대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 부동산의 장기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상속/증여 자산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뒤이어 ‘현금 및 이에 상응하는 금융상품’(62.9%), ‘사업체 경영권’(26.8%), ‘보험’(19.6%), ‘부동산신탁’(17.5%), ‘재산신탁’(11.3%) 순으로 상속 및 증여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B경영연구소는 “지난 해와 비교해 상속∙증여 시 ‘현금 및 이에 상응하는 금융상품’ 및 ‘보험’의 활용 비중은 각각 17.4%, 8.7% 하락한 반면 ‘사업체 경영권’(18.2%), ‘부동산신탁’(12.3%) 및 ‘재산신탁’(3.6%) 등 신탁상품의 비중은 상승했다”며 “가치 평가가 쉽지 않고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상속/증여 시 세금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부동산의 경우 신탁상품과 연계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는 니즈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가업승계 결정 쉽지 않아…세금부담 걸림돌

가업 승계 의향은 개인 및 법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국 부자 중 76%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상속·증여세 등 세금 부담’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가업 승계 계획을 가진 응답자 중에서는 ‘자녀에게 승계하겠다’는 의향이 가장 높았지만 ‘승계하지 않고 매각하겠다’는 의향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사업체를 승계하지 않고 매각하겠다는 응답자 중 90%는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을 의향이 없거나 적절한 후계자가 없음’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 지난해 생활용품 전문기업 락앤락이 대주주 지분을 사모투자펀드(PEF) 매각했으며 올해 1월 중견 가구업체인 까사미아가 신세계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중견 기업의 승계 포기가 증가하는 추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가업 승계 시 애로사항으로는 ‘상속·증여세 등 세금 부담’이 1순위 기준 33.3%, 1+2+3순위 기준 6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KB경영연구소는 “국내 1위 종자기술 기업 농우바이오가 창업자 사망 후 1200억원대의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2014년 회사를 매각한 사례에서 보듯 세금 부담은 가업 승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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