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고금리 비중 높은 저축은행 공개해 금리인하 유도

7월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18%대까지 떨어져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저축은행들이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금융당국이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명단을 공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이에 발맞춰 연 20%가 넘는 대출 취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신규 가계신용대출 취급액이 3억원 이상인 저축은행 30곳의 가중평균금리는 18.7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78%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18%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별로는 JT친애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6.29%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4.75%포인트 낮아졌다. 웰컴저축은행의 평균금리도 19.22%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의 신규 가계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25.87%를 기록한 뒤 지난 3월 22.47%, 7월 21.5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도 지난 7월 기준 각각 21.13%, 21.46%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보다 각각 0.48%포인트, 2.95%포인트 낮아졌지만 올해 3월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낮아진 데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계에 대출금리 인하를 지속 압박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된 이후 저축은행들이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 취급을 줄이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저축은행업계의 자율적 금리경쟁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고금리 취급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의 순이자마진도 발표해 저축은행들이 고객의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고금리 이자장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향후에도 금감원은 3개월마다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9월 이후에는 저축은행들이 금리산정체계에 맞춰 대출금리를 정확하게 산정하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도 시행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대출 취급비중, 순이자마진 등을 공개하며 시장의 평가를 유도하고 있어 대출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돼 연 20%가 넘는 고금리대출을 신규 취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4분기 중금리 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월부터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만 제외되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상품 중에서도 중금리 대출을 집중 취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신규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중금리 대출 요건인 16.5%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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