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막걸리 ‘사미인주’ 3총사로 늘리고, 소주도 두 종류 출시

서울 등 대도시 공략 위한 일반막걸리 ‘편백숲산소막걸리’도 준비

▲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전남 장성의 ‘청산녹수’가 전통주 라인업을 강화하고 술도가 공간도 발효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김진만 대표가 청산녹수의 누룩과 막걸리를 설명하는 모습.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와이너리가 포도밭 한가운데 있듯, 우리 술을 만드는 술도가도 논 한 가운데 있어야 한다는 술도가 주인장의 생각에 2010년 전남 장성의 한 폐교를 사들여 양조장을 만든 곳이 ‘청산녹수’다.(2017년 10월 30일 본지 참조)

수년 동안 연구해온 누룩을 상업적으로 최적화시켜 우리 술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 싶어 하는 김진만 대표(겸 전남대 교수). 그의 발걸음이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후부터 바빠지고 있고 있다. 우선 그는 청산녹수의 대표 막걸리인 ‘사미인주’를 확장시켜 프리미엄막걸리 제품을 다양화시키려 한다. 

맛에 따라 스위트와 드라이, 그리고 스파클링 버전으로 나뉘는 와인처럼 ‘사미인주’도 형제들을 갖게 되는 셈이다. 우선 현재의 ‘사미인주’는 드라이한 맛으로 조정해서 애주가들을 겨냥하고, 젊은 소비자들에게 한발 다가서기 위해 이화곡을 활용해서 단맛과 순곡주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사미인순곡주’를 새롭게 출시했다. 생쌀로 만든 이화곡이 갖는 술맛의 부드러움을 제대로 살려 초심자들도 좋아할 만한 맛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와 함께 탄산감을 제대로 살려 샴페인같은 스파클링 막걸리를 ‘사미인주 그라제’라는 이름으로 겨울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성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일반형 막걸리인 청산녹수생탁주 대신 서울 등의 대도시 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팔릴 수 있는 새로운 막걸리를 시험생산 중이다.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숲 이미지와 맑은 공기를 대입시켜 ‘편백숲산소막걸리’라는 이름으로 공급될 새로운 막걸리는 알코올도수도 5.2%로 일반 막걸리보다 낮게 정했다. 지역이 갖고 있는 ‘친환경’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막걸리 용기는 물론 포장재까지 환경적 요인을 최대한 감안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부터 시험양조를 해왔던 증류소주도 본격화시키고 제품군도 새로운 컨셉을 적용시켜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두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증자기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스팀방식 상압증류기를 자가제조한 김진만 대표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증류소주 맛을 구현하려 한다. 특히 우리 고유의 증류소주는 누룩이 술맛을 좌우하는 핵심 재료라는 점에 주목한 김 대표는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는 누룩을 만들기 위해 전통누룩 전문가인 송충성 이사를 올 초 영입한 바 있다.

송 이사가 합류한 이후, 사미인순곡주에 사용하는 이화곡의 제조 단가를 낮추는 한편 소주용 누룩을 별도로 빚어 소주의 품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소주용 누룩은 일반누룩과 달리 통밀을 누에모양처럼 아주 거칠게 파쇄해서 빚게 되는데, 현재 이 누룩을 이용한 소주용 막걸리를 시험양조하고 있어, 가을쯤 청산녹수의 새로운 술맛의 소주도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부터 시험양조를 해왔던 청산녹수의 증류소주가 알코올 도수 25%의 ‘불로문’과 42%의 ‘첨내린’으로 시장에 출시된다. 이밖에도 고문헌에 나오는 소주전용 누룩인 ‘잠국’을 이용한 소주도 계획하고 있어 다채로운 술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청산녹수가 내고 있는 소주는 알코올 도수 25%의 ‘불로문’과 42%의 ‘첨내린’이며, 여기에 과하주처럼 증류주와 발효주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주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청산녹수의 변신은 술의 종류와 맛에 국한되지 않고, 술도가 공간 전체로도 확장되고 있다. 논밭 한 가운데에 양조장을 만들기 위해 폐교를 인수해 술도가로 변신시켰지만, ‘찾아가는 양조장’의 개념에 부합하기 위해선 새로운 변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변신의 주제는 배울거리와 먹을거리의 결합이다. 우선 학교 공간이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발효와 관련된 과학을 유소년들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술도가 한편의 공간에서 ‘청산녹수’에서 생산하는 술도 페어링할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일종의 하우스레스토랑도 꾸밀 계획이다. 가을 추수철 정도엔 장성의 황금빛 논을 바라보며 맛있게 익어가는 청산녹수의 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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