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내 은행·증권·보험사 시너지 효과 기대
임금피크제․성과평가 도입에 기존 직원들 불안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9개월의 긴 여정을 마치고 DGB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하이투자증권과 DGB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지만, 경영안정화까지는 난항도 예상된다. 임금피크제, 성과연동제 등 고용문제를 놓고 노사 간 대립이 불거진 탓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2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건이 의결됐다.

지난해 11월부터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해온 DGB금융지주가 드디어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그간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전DGB금융지주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태오 신임 회장이 취임하며 이러한 문제가 해소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DGB금융지주는 지방 금융사로는 최초로 은행과 증권, 보험을 모두 갖춘 종합금융사가 됐다.

이로써 지주 내 계열사가 된 하이투자증권과 DGB은행, DGB생명 간 협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역량을 발휘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증권·보험 등 모든 금융관련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금융복합점포 개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영안정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DGB금융지주와 기존 하이투자증권 임직원 간 고용안정 문제가 불거지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 지부는 금융위 의결 전날인 11일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GB금융지주가 고용안정협약과 관련한 협상을 늦추면서 고용불안을 야기한다고 비난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DGB금융지주에 5년 동안 고용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자고 요구했고, 5일 DGB금융지주측의 실무책임자와 관련 내용을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

DGB금융지주는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는 대신 협약 내용에 임금피크제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또 실적이 좋지 않은 리테일 부서에 대해 성과평가에 연동한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거세게 반발했고, DGB금융지주는 임금피크제 내용을 삭제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하이투자증권과의 고용안정협약 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이대로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협상을 계속 주장한다면 자회사 편입 마무리단계에도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절차는 내달 24일 열리는 DG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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