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3층에서 금융권 디지털금융부서 실무자 및 핀테크, 금융 IT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핀테크 2018] 대한민국 디지털금융의 도전과 과제’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금융사 참여 ‘불확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첫번째 세션인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법적이슈’를 발표하며 “오는 4분기 TF(태스크포스)를 마련해 마이데이터 사업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으로 신용정보법 개정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신용정보법상 '신용조회업'과 마이데이터사업자를 명확히 구분할 예정이다.

발표에 나선 송현지 전문관은 “신용조회업을 개인의 신용상태를 평가해 제 3자에게 제공하는 업무로 규정해 마이데이터 산업과 구분하도록 할 것”이라며 “일부 업체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라이센스를 갖게 되면 개인정보를 외부에 판매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기본적으로 신용조회업과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명확히 구분을 할 것이기 때문에 외부판매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고객 인증정보를 직접 활용하는 스크린 스크래핑 방식의 정보제공은 유예기간 이후 금지되지만 기술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송현지 전문관은 “기존 정책에서도 언급했듯 스크래핑 방식은 일정 유예기간 이후에 금지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스크래핑 기술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사업자가 직접 저장하고 개인정보에 접속하는 기술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자 대상도 검토하고 있다.

송 전문관은 “핀테크 스타트업은 당연히 참여할 수 있지만 금융회사 및 금융지주 자회사의 참여 가능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며 “금융회사 같은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다양한 각도로 검토한 뒤 허가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마이데이터가 기존 금융업 체계 바꿀 것

마이데이터 산업 실무적 이슈 발표에 나선 레이니스트 장한솔 PMO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열리면 기존 금융업의 체계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장한솔 PMO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도입되면 소비자 금융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하며 “마이데이터는 단순한 데이터의 합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기존에는 충족시키지 못한 금융소비자의 금융정보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중요 역량도 브랜드가 아닌 고객 맞춤형 서비스나 상품 출시 여부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PMO는 “기존 금융업 광고를 보면 ‘1위’를 내세우며 브랜드 가치를 많이 내세웠다”며 “그러나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 비대면 채널이 성장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한솔 PMO는 “뱅크샐러드에서 대출금리와, 한도 등 대출 조건을 확정해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시범 테스트한 결과 최종 대출 신청까지 이어진 고객은 100명 중 20명이었다”며 “이는 기존보다 효용률이 20배 증가한 것으로 금융사 입장에서도 최종 대출신청으로 이어지는 고객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 PMO는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표준이 다른 영역에서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며 “마이데이터는 금융분야에서 시작돼 다른 시장까지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표준의 뱡향성이 고객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 금감원 ‘개인신용정보도 클라우드 허용’

앞으로 국내 금융권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데 있어 개인신용정보나 고유식별정보 활용이 허용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위해 연내 금융권 클라우드 규정을 완화하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방침이다.

‘금융클라우드의 법적이슈’ 부문의 발표에 나선 금융감독원 핀테크전략국 정기영 팀장은 “그동안금융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을 위해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보안장치와 감독을 강화한다는 전제하에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법규 하에서는 고객정보보호와 관련 없는 ‘비중요정보’ 처리 시스템에 대해서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단 한 건의 개인신용정보나 고유식별정보만 있어도 클라우드 이용이 제한됐다.

이에 기존 금융회사들은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금감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과 같은 고유식별정보와 개인신용정보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정기영 팀장은 “단 사고 발생시 소비자 보호,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 때문에 금융당국은 국내에 서버를 보유한 클라우드에 한해서만 우선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며 “또 클라우드 사업자에게는 보다 높은 수준의 보안 기준을 요구하고 개인정보유출 등의 사고 발생 시 금융사와 클라우드 사업자 간 책임소재도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달 중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내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 의사소통 85% AI화…‘챗봇’ 역할 커진다

금융회사와 고객 간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며, ‘챗봇’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클라우드(챗봇)의 실무적 이슈’ 세션에 나선 메이크봇 김지웅 대표는 “고객의 성향 변화로 디지털금융서비스 확대는 금융사의 생존 문제가 됐다”라며 “디지털금융서비스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선 고객에게 유용성, 쉬운 사용성, 만족성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챗봇”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고객들이 비대면을 선호하는데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2020년에는 모바일을 이용하는 고객이 7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2020년 고객과 회사 간 커뮤니케이션의 85%가 인공지능(AI)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챗봇이 활성화 되면 보험세일즈, 금융서비스, 고객센터 운영 등 금융사가 지출해야할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일반적 마케팅보다 20% 이상 높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어 비용 대비 효과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금융업계에 챗봇 서비스가 활성화 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국내 금융권의 챗봇 도입비율을 살펴보면 카드업계가 37.5%, 보험업계 18.1%, 은행업계 10.5%, 증권업계 5.4%, 저축은행 3.7% 순으로 낮다.

김 대표는 “내년에 카카오톡이 본격적으로 챗봇 플랫폼을 활성화하게 되면 챗봇 이코노미는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공적인 챗봇을 마련하는 게 향후 디지털금융 서비스 시대의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오픈 API가 초연결 금융 생태계 조성

농협은행은 금융분야 오픈API 전략을 발표하며 “초연결 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연결'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오픈플랫폼이며 금융 분야에서 연결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기술은 오픈 API"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2015년 오픈플랫폼 1.0 전략, 2017년 오픈 플랫폼 2.0 전략 추진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맞춤형 오픈 AP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기준 거래건수 17만여건, 거래금액 216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60만건, 6200억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농협은행 김봉규 팀장은 "API는 금융을 개방하고 핀테크서비스가 자유롭게 창조되는 열린 생태계를 만드는 열쇠"라며 "데이터가 주도하는 금융 생태계를 위한 핵심은 데이터의 오픈, 교환, 통합으로 특히 금융은 데이터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분야로 오픈 API를 활용하면 다양한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부와 연결을 위한 금융 API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오픈플랫폼이 필요하며 이는 새로운 금융의 패러다임"이라며 "이를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연결형 금융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 금융사, 애자일 조직 전사적 도입은 ‘위험’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려는 금융회사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모우소프트 기술지원부총괄 정재용 기술본부장은 “애자일이 국내에서 다시 화두가 된 이유는 52시간 근무제 도입에서 비롯됐다. 업무량과 사람 숫자는 그대로 인데 시간만 줄어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것이냐를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애자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애자일의 핵심가치는 △가치있는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것 △고객의 경쟁력을 위해 변화를 수용할 것 △단순함(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최대한 덜 개발하는 기술)이다.

정 본부장은 “금융회사에 애자일 조직을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관료주의적 조직 문화, 과정 중심적 문화, 서류를 중시하는 문화, 계약과 협상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라며 “애자일 방법론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금융사들이 애자일의 중요한 강점을 이용해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정 본부장은 “일감은 작게, 측정 가능한 단위로 만들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쓸데없는 80%를 만드느라 중요한 20%를 놓치면 안되며 무엇보다 고객 중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이터 마케팅의 시작은 ‘데이터 소유’

'데이터’가 기업마케팅의 핵심이 된 지금, 자사 소유의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마케팅 역량에 큰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모비데이즈 이광수 대표는 데이터마케팅 트렌드를 발표하는 마지막 세션에서 “2년 전만해도 금융권에서는 보안 때문에 트래픽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최근에는 유저의 행동 변화 분석을 위해 관련 마케팅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금융권의 마케팅 트렌드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이 마지막으로 접하게 되는 ‘라스트 채널’에 광고 기여도를 몰아주고 있지만, 향후에는 다양한 채널에 기여도를 분산시키는 모델로 마케팅 기법이 진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는 “금융권에서 디지털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첫 단계인 노출이나 유입보다 가장 끝단에 놓인 구매 및 계좌 개설율이 가장 높은 미디어에 예산을 집중하는 환경으로 바뀌게 됐다”며 “하지만 비대면 계좌개설 같은 경우 상당수의 유저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가입을 하게 되고 유저들의 구매 이력이 길어지는 만큼, 앞으로 하나의 미디어에 기여도를 몰아주는 모델에서 다양한 미디어에 합리적으로 기여도를 분산하는 모델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디지털마케팅에서 데이터마케팅으로 흐름이 변화하면서 기업의 마케터들은 '매체'에서 '유저'로 마케팅 관점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어떤 매체가 가장 효과가 좋은지 매체별로 기여도를 판단했다면, 이제는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저 관점에서 기여도를 판단해야 한다”며 “특히 고객 데이터 수집이 크게 어렵지 않게 된 지금 유저의 행동까지 분석 가능한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자사 소유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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