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1.7%포인트 하락…표준화 이전 실손 갱신주기 도래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3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실손의료보험의 올 상반기 손해율이 소폭 개선됐다.

2009년 이전까지 판매했던 갱신주기 3~5년짜리 상품의 보험료 인상 시기가 돌아오면서 이들 가입자의 보험료가 크게 오른 탓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2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포인트 개선됐다.

위험손해율은 2016년(136.5%)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다. 100% 이상일 땐 거둔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은 적자 상태란 뜻으로 그간 실손보험은 만성 적자를 이어왔다.

위험손해율이란 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을 나타낸 수치다. 위험보험료는 보험료 수익에서 각종 사업비를 빼고 실제 보험금 지급에 사용되는 보험료를 의미하며 발생손해액은 이미 보험금이 지급됐거나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을 합친 금액이다.

업종별로는 손해보험사의 위험손해율이 124.0%로 3.3% 개선된 반면 생명보험사의 손해율은 116.6%로 6.4% 악화됐다.

손해보험사의 위험손해율이 개선된 이유는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의 보험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은 90% 이상이 손보사에서 판매됐다. 당시 손보사들은 보험료 갱신주기가 3~5년짜리 ‘적립대체형 실손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보험료의 일부(적립보험료)를 쌓아뒀다가 갱신 주기 때 보험료 인상분을 적립보험료로 메우는 구조의 상품이다.

그러나 올해 두 번째 갱신시기가 도래하면서 적립보험료가 소진되자 보험료가 크게 올랐다. 즉 위험보험료가 늘면서 손해율이 낮아진 것이다.

올 상반기 개인실손보험의 보유계약은 3396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만건(1.1%) 늘어났다. 보유계약 증가의 대부분은 손보사(35만건) 비롯됐다. 반대로 생보사는 KDB생명, DGB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며 2만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유계약 증가는 비급여 3종(도수치료·비급여주사제·비급여 MRI)을 특약으로 떼어 낸 ‘신 실손보험’이 87만건 늘어났고 유병력자 실손보험도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11만건이 판매된데 기인했다.

보유계약 가운데 판매 중지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은 각각 1005만건, 2140만건으로 보유계약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4조20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87억원(17.3%) 증가했다. 발생손해액은 4조2676억원으로 같은 기간 5441억원(14.6%)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추진에 따른 실손보험 손해율 변동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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