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문제 이유로 가맹점 확대 답보 상태

단말기 값 지원 통한 추가 보급도 미지수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출시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간편결제 서비스 ‘저스터치(JUSTOUCH)’가 가맹점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비용 부담을 이유로 카드사와 가맹점 모두 도입을 꺼리면서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저스터치는 국내 카드사 공동 모바일 NFC 결제 규격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한 후 교통카드처럼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롯데·하나·현대·BC·KB국민·NH농협)들이 공동 개발한 저스터치 서비스의 가맹점 확대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당초 카드사들은 지난달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저스터치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었지만 비용을 이유로 기약 없이 미뤄졌으며 추가로 저스터치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가맹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저스터치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CU, GS25, 이마트24, 홈플러스, 미니스톱 등 3만5500개다. 전국 카드 가맹점이 260만개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기존 NFC 단말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서비스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었다”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도 해당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해야 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7개 카드사는 2016년 모바일 협의체를 구성해 각 카드사 마다 다른 NFC 규격을 저스터치 하나로 통일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저스터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단말기 설치비용 분담을 두고 카드사 간 이견이 엇갈리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월 일부 편의점업체가 자발적으로 저스터치 도입 의사를 밝혀 본서비스가 시작됐다.

카드업계는 저스터치 서비스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스터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가맹점이 설치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스터치 가맹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의 도입 요청이 들어와야 한다”며 “그러나 추가로 돈을 지불하고 이용률이 저조한 결제 방식을 도입하려는 가맹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기금 마련을 통한 NFC단말기 추가 공급 논의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카드사들은 NFC단말기 설치비용을 마련해 단말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영세‧중소가맹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0억원이 넘는 단말기 설치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두고 카드사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카드사들은 저스터치 활성화 보다는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와 신한, 롯데카드는 카드사 공동 QR코드 결제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비씨카드는 국제결제표준 규격의 QR결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삼성카드도 QR결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이 단말기 가격의 절반을 지불하고 카드사들이 나머지를 부담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비용 부담을 이유로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며 “여러 종류의 간편결제 인프라를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다른 결제 시스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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