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서 거둔 수수료 수입 일부를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되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업종의 가맹점별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총 2조8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마케팅 비용의 80%에 이르는 수준이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서 받은 가맹점수수료는 2016년 1조4806억원, 2017년 1조6770억원, 2018년 상반기 8477억원으로 총 4조53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으로부터 거둔 수수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되돌려준 셈이다.

카드사들은 일부 업종에서 적자를 보면서도 마케팅 비용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KT에서 1168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으나 마케팅 비용으로는 1364억원을 사용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해 수수료 수입이 957억원이었지만 마케팅 비용은 이보다 143% 높은 1374억원으로 집계됐다.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693억원을 기록했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4035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 2124억원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카드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며 재벌계 대기업들에 마케팅 비용 퍼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태”라며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공제 수준을 대폭 확대하도록 금융당국은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