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대화 및 파일내역 은행에 자동보관
규제준수 비용으로 연간 1만 시간 절약

레그테크 기술을 적용해 불법행위를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DBS는 최근 부유층 고객과 자사의 RM(Relationship Manager)이 모바일 메신저에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웰쓰챗(Wealth Chat) 서비스를 도입했다. 웰쓰챗은 부유층 고객이 그들의 RM과 대중화된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자료를 거래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은행 최초의 서비스다.

웰쓰챗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직원과 고객의 대화 및 파일교환 내역이 모두 은행에 자동보관돼 직원의 컴플라이언스 규제 준수 여부를 수월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웰쓰챗은 레그테크(Reg-Tech) 스타트업인 핀챗(FinChat)이 개발에 참여했으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역을 은행이 보관하고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관리하게 된다.

DBS에서 개발한 별도의 메신저 플랫폼이 아닌 왓쯔앱(WhatsApp), 위챗(WeChat) 등 기존에 고객이 사용하던 대중화된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고객-RM-은행’ 간 채팅 그룹이 생성되고, 그룹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대화와 파일교환 내역 등은 은행에 일정기간 보관되는 등 모든 과정이 자동화 처리된다.

웰쓰챗에 등록한 고객들은 투자보고서와 리서치 인사이트 등 관심 있는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내년에는 거래 대행 등의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전 세계 은행들은 오랜 시간 임직원들이 규제를 어기지 않으면서 고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고심해왔다. 때문에 웰쓰챗이 고객과의 대화 및 파일교환 내역을 은행이 자동으로 보관한다는 점은 컴플라이언스 규제 준수와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유선전화 및 메일시스템을 통한 고객과 직원의 커뮤니케이션은 모니터링 대상이었지만 최근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공식적인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다. 실제 왓쯔앱(WhatsApp)에서 비밀 정보를 공유한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 Group LLC)의 직원은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웰쓰챗 등 WM산업에 도입되는 새로운 디지털 혁신기술은 금융사 직원과 고객의 접근방식을 대체하기보다는 이들의 관계를 향상시키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는 RM이 고객과 통화 후 녹음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웰쓰챗 서비스와 같은 레그테크 메신저 서비스가 도입되면 고객과 RM간 커뮤니케이션의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데 연간 1만 맨아워(man-hour, 한 사람이 한 시간에 하는 일의 양)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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