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제작한 PB 상품 판매 전격 중단

중소기업제품 선호 떨어져 경쟁력 잃어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비씨카드가 신수익 창출을 위해 진출했던 PB(Private Brand) 사업이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져 시장서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PB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비씨카드가 유통업에 진출한지 2년 만이다.

앞서 비씨카드는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자체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015년 금융감독원에 부수업무를 신청했다. 이후 비씨카드는 2016년 자체 유통브랜드 톨라(TORLA)를 출시했다.

톨라는 비씨카드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함께 생산한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말한다. 비씨카드는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TOP쇼핑몰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톨라 브랜드를 사용하는 제품군을 선정했다.

톨라 브랜드로 선정된 생활용품 25여종은 BC카드 쇼핑몰을 포함한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됐다. 당시 톨라는 출시 한 달여 만에 매출 3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 톨라 브랜드를 사용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2개뿐이다. 올해 안으로 제품 소진이 완료되면 톨라는 시장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업계는 비씨카드 톨라가 상품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이미 전문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어 톨라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대형 유통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인지도가 낮은 카드사가 자체 유통 브랜드를 활성화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비씨카드 관계자도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보니 판매량이 적어 사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가 신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79개 품목을 부수 금지 업무로 제한하면서 카드사가 진출 가능한 부수업무의 폭은 좁은 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제외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을 찾기 어렵다”며 “부수업무를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해당 사업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상품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상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PB(Private Brand) 상품 - 대형 유통점이 고객 성향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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