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일회성 마케팅 중단 요구

금리 할인 줄이고 캐시백 비율 낮춰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 혜택을 줄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일회성 마케팅 중단을 압박하자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던 자동차 관련 이벤트를 줄이고 캐시백 비율을 낮춘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로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 할인 및 캐시백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자동차 할부금리 할인 이벤트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1일까지만 자동차 할부금리를 할인해준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의 신차 할부금리는 연 1.9~3.6% 수준으로 이벤트가 종료되면 다음달부터 연 2.9~4.2%로 높아진다.

삼성카드는 지난달부터 자동차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는 캐시백도 1.2%에서 1.0%로 0.2%포인트 축소한 바 있다. 지난 1월 캐시백 비율을 1.5%에서 1.2%로 0.3%포인트 줄인데 이은 두 번째 인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오토할부는 그동안 금리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기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한 것”이라며 “할인된 금리는 우선 오는 31일까지만 적용되고 11월에도 이벤트를 지속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자동차 일시불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는 캐시백 상한을 1.5%에서 1.2%로 0.3%포인트 낮췄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 혜택을 줄이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마케팅비 축소를 지속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업계에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마케팅에 사용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6월 진행된 카드사 CEO간담회에서도 금감원은 자동차 신차 캐시백, 무이자할부와 같은 일회성 마케팅을 축소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일회성 마케팅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카드사별 마케팅 비용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에 일회성 마케팅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캐시백, 금리 할인 이벤트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대비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는 출혈경쟁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카드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높은 캐시백을 제공하면서 캐시백과 자동차 딜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합친 금액은 카드사가 자동차 대리점으로부터 받는 가맹점수수료보다 많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점유율 유지를 위해 적자를 보면서도 혜택을 제공한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동안 제공해왔던 캐시백 비율과 이벤트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는 마케팅을 줄여야 하는데 과도한 혜택을 제공해왔던 자동차 금융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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