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계 제외한 모든분야 클라우드 적용
IBM 메인프레임 유지해 리스크 최소화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이 내달 스타트를 끊는다.

국민은행은 내달부터 24개월 동안 3000억원 규모의 '더케이 프로젝트' 구축에 나선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클라우드’ 도입이다.

국민은행은 정부의 데이터경제 진흥에 발맞춰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계정계를 제외한 정보계 등 모든 분야에 클라우드 기술을 전면 적용한다.

이를 위해 X86 기반 인프라를 도입하고 올해 안에 국민은행 본부 전반에 걸쳐 클라우드 작업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사업인 더케이 프로젝트는 2020년 10월 가동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SK C&C를 선정했다. 국민은행 본사에서 LG CNS와 SK C&C 두 기업이 제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고 국민은행은 결국 SK C&C의 손을 잡았다.

IT업계는 선정 결과에 대해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우리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주사업자인 SK C&C는 지난 5월 오픈 후 잦은 장애가 터지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더케이 프로젝트 수주로 간신히 기사회생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차세대 사업 주전산기를 시행착오가 불가피한 유닉스 체제로 전환하기보다는 기존에 사용해온 IBM 체제를 그대로 활용해 오류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 중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전산시스템에서 계정계 부분은 고객의 거래를 처리하는 등 전반적인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은행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동시에 교체 시 많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계정계를 손대지 않는 대신 정보계와 채널계 혁신으로 안전성 및 보안성을 모두 확보하는 전략을 꾀했다. 우리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인 위니를 구축할 때 계정계를 비롯한 정보계 시스템 등을 유닉스 체제로 전환한 후에 잦은 전산오류로 고객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앞으로 5년 내 트랜잭션 용량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리브’, ‘리브똑똑’ 등 비대면 채널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맞는 트랜잭션 용량 증설과 맞춤형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온 탓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사업은 기존 금융권에서 흔히 사용되던 빅뱅 방식이 아닌 단계적 개별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전체 14개 사업 중 비대면 채널 재구축, 마케팅 허브(hub) 시스템 등 업무 연계성이 강한 10개 사업이 통합 추진되며 글로벌뱅킹 시스템, 통합 콜센터 등 4개 사업은 순차적으로 발주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더케이 프로젝트가 구축되면 대면·비대면 채널 어디서든 동일한 사용자 경험이 가능하고 상품 상담과 가입 프로세스가 전 체널에 연계돼 진행된다"며 "실시간 이벤트 마케팅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상품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지현 기자 jyeo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